“나보다 행복한 축구 선수 없을 것”…한국 국가대표 출신 레전드 '공식 은퇴'

2025-11-21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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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설, 원클럽맨의 마지막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 모터스 레전드 최철순이 20여년 프로 생활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난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최철순 / 연합뉴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최철순 / 연합뉴스

21일 전북 현대는 "최철순이 3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FC서울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최종전을 끝으로 은퇴한다"고 밝혔다.

최철순은 주로 오른쪽 풀백을 담당한 선수로, 약 20년간(상무 시절 제외) 전북에서만 뛴 원클럽맨이다. 그는 지난 2006년 3월 8일 감바 오사카와의 ACL 경기에서 프로 데뷔한 이후 7573일간 녹색 유니폼만을 입었다.

최철순(전북 현대 모터스) / 연합뉴스
최철순(전북 현대 모터스) / 연합뉴스

그는 통산 511경기(K리그1 411경기, ACL 71경기, 코리아컵 26경기, 클럽월드컵 3경기)에 출전하며, K리그1 10회, ACL 2회, 코리아컵 2회 등 총 14번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또한 전북 소속으로 K리그1 베스트 일레븐에 2011, 2017 두 차례나 선정되기도 했다.

그야말로 전북의 모든 K리그1과 ACL 우승 현장에는 최철순이 있었다. 그는 팀의 역대 모든 우승을 함께한 살아있는 전설이다.

지난 2월 20일에는 포트 FC와의 ACL 투 16강 2차전에서 단일 구단 500경기 출전이라는 한국 프로축구 역사상 최초의 기록을 세웠다.

최철순은 국가대표로도 총 11경기를 소화하며 뛰어난 활약을 보였다. 2010년 성인 국가대표 데뷔전을 치렀고, 2018년 FIFA 러시아 월드컵 최종 예선, 2017년 EAFF E-1 챔피언십 등 통산 A매치 11경기에 출전했다. 2007년 U-20 월드컵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도 참가했다.

팬들과의 특별한 유대감도 최철순의 트레이드마크였다. 2015년 5월 수원삼성과의 경기에서는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자 직접 N석으로 올라가 확성기를 들고 서포터즈와 함께 응원을 이끌었다.

올해 9월 은퇴를 공식화한 이후 서포터즈 MGB(Mad Green Boys)는 매 경기 25분이 되면 그의 응원가를 불러주고 있다.

2025시즌 전북 현대 모터스 K리그1 리그 우승이자 최철순의 마지막 리그 우승 / 뉴스1
2025시즌 전북 현대 모터스 K리그1 리그 우승이자 최철순의 마지막 리그 우승 / 뉴스1

전북은 레전드를 위한 최고의 은퇴식을 준비해 최철순과 마지막 인사를 나눌 계획이다.

지난 5일 진행된 인터뷰에서 최철순은 바라는 은퇴식에 대해 "나도 빛나면 좋겠지만, 나를 위해 고생해 준 가족들이 빛났으면 좋겠다. 구단에서 많은 준비를 해주시는 것 같은데 감사하다. 앞으로도 더 좋은 선수들이 많은 환호성을 받으면서 은퇴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철순은 "제가 살아온 시간의 절반 이상을 전북 선수로 보냈고 20년이라는 시간 동안 수많은 영광을 얻었다. 저보다 행복한 축구 선수는 없을 것"이라며, "팬 여러분과 저와 함께했던 코칭, 지원 스태프, 동료 선수들 저를 응원해 주셨던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나의 팀 전북와 이곳 전주성을 평생 기억하며 이제는 내가 뒤에서 끊임없이 응원하겠다"고 전했다.

최철순은 은퇴 이후에 대해 "난 어디 가서든 축구하고 있을 것 같다. 은퇴한 (내년 시즌에는) K7리그부터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여전히 달릴 수 있어 행복하다"고 밝혔다.

그의 커리어는 끝나지만, 축구를 향한 열정과 사랑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home 유민재 기자 toto7429@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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