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심각하다…학급 초토화에 “제발 등교 자제해달라” 보건교사들 호소

2025-11-22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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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 겨울철 이전에 접종할 것을 권고

겨울을 앞두고 국내 독감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유아·청소년을 중심으로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소아청소년과에는 진료 대기줄이 길게 늘어섰고, 학교에서는 독감으로 결석하는 학생이 증가하고 있다.

독감 유행으로 붐비는 병원 / 뉴스1
독감 유행으로 붐비는 병원 / 뉴스1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46주 차(11월 9~15일) 의원급 표본감시 의료기관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 환자는 66.3명으로 집계됐다. 직전 주 50.7명보다 30.8% 늘어난 수치이며, 42주 7.9명 이후 매주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4.6명과 비교하면 14.4배 수준이다.

연령대별로는 집단 생활을 하는 7~12세가 1000명당 170.4명으로 가장 높았고, 13~18세가 112.6명으로 뒤를 이었다. 학령기 청소년에게 독감이 집중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각 가정도 긴장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 육아 커뮤니티에는 “반 전체가 독감으로 돌았는데 우리 아이는 오늘 확진받았다”, “병원 갔더니 같은 반 친구를 만나 둘이 나란히 수액 맞고 있었다”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감염 학생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면서 등교와 격리 기준을 두고 혼란을 겪는 분위기다.

학교 현장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독감 증상에도 등교한 학생으로 인해 학급 전체에게 독감이 퍼진 사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신이 한 보건교사라고 밝힌 누리꾼은 “교실에서 열이 나면 학생이 보건실로 내려온다. 수액을 맞고 식혀도 다시 열이 오른다”며 “최소 이틀은 지나야 등교가 가능하지만 하루만 지나고 학교로 보내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진료확인서에 ‘5일 격리’라고 기재돼 있는데도 학교에 보내 부모에게 이유를 물으니 ‘다른 집도 보내길래 보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 보건교사는 워킹맘 20년차라고 밝히며 “아이 한 명만 걸려도 교실이 순식간에 무너진다. 학교에서 전화가 오면 일부 학부모는 받지 않거나 휴대전화를 꺼버린다”고 토로했다.

올해 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지난 19일 서울의 한 어린이 전문병원에 독감 예방접종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 뉴스1
올해 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지난 19일 서울의 한 어린이 전문병원에 독감 예방접종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 뉴스1

의원급 의료기관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률은 44주 19.0%에서 46주 36.9%로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 검출률 3.6%의 10배 수준이다. 병원급 의료기관에서도 독감 입원 환자는 46주 기준 490명으로 4주째 증가했다.

질병관리청은 독감과 코로나19 백신을 겨울철 이전에 접종할 것을 권고했다. 어린이, 임신부, 65세 이상 고령층은 무료로 접종을 받을 수 있다. 이번 독감 유행의 주요 바이러스는 A형(H3N2)이며 일부 변이가 확인됐지만 현재 접종 중인 백신은 여전히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신을 둘러싼 우려가 존재하지만 질병청은 접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신부가 독감에 감염될 경우 폐렴과 조산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시기에 관계 없이 접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백신 접종 후 면역력이 형성되기까지 약 2주가 걸리므로 가능한 한 빨리 맞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백신 종류에 따른 차이에 대한 질문도 이어지고 있다. 3가 백신과 4가 백신의 효과 차이는 크지 않으며, 세계보건기구 역시 3가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국산 백신과 수입 백신 사이에도 효과 차이는 없다는 것이 질병청의 설명이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인플루엔자 예방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백신 접종”이라고 말하며, “65세 이상 고령층은 코로나19 백신과 독감 백신을 한 번의 병원 방문으로 동시에 접종할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접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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