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서도 안 오르는 국민의힘 지지율... 장동혁, 결단 내리나

2025-11-23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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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1년 메시지에 '윤 전 대통령과 절연' 넣을까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울산 중구 젊음의거리 일원에서 열린 '민생 회복·법치 수호 국민대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울산 중구 젊음의거리 일원에서 열린 '민생 회복·법치 수호 국민대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 1년을 맞아 발표하는 대국민 메시지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에 관심이 쏠린다. 당 지지율이 20%대 박스권에 갇히면서 당내에서 계엄 사태 사과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 정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당 지도부는 메시지의 구체적인 방향과 수위를 놓고 고심 중이다. 특히 중도층 확보가 선거 승패를 좌우하는 수도권과 충청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계엄 사태에 대한 사과가 메시지에 포함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

서울 서초을 지역구인 신동욱 최고위원은 2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대해 "대체로 그런 취지의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고 밝혔다. 한지아 의원도 최근 라디오에서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과 계엄에 대한 진정 어린 사과부터 선행돼야 당이 설득력을 갖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울산 중구 젊음의거리 일원에서 열린 '민생 회복·법치 수호 국민대회'에 참석해 피켓을 들고 있다. / 뉴스1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울산 중구 젊음의거리 일원에서 열린 '민생 회복·법치 수호 국민대회'에 참석해 피켓을 들고 있다. / 뉴스1

장동혁 대표가 지난 19∼20일 진행한 의원들과의 연쇄 회동에서도 선수나 지역을 막론하고 당 지지 기반을 중도층으로 확장하는 데 더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됐다. 이 자리에서는 '강성 우클릭'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으며, 재선 의원을 중심으로는 당명까지 바꿔야 한다는 쇄신 요구도 나왔다.

계엄·탄핵에 따라 진행된 대선에서 패배했음에도 쇄신 논의가 흐지부지됐던 국민의힘 내에서 이런 요구가 나온 것은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갤럽이 21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의 위기 상황은 수치로도 분명하게 드러났다. 전체 응답자의 42%가 '여당(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고 답한 반면 야당을 꼽은 응답자는 35%에 그쳤다. 한 달 전(여당 다수 39%·야당 다수 36%) 조사 때보다 격차가 더 벌어졌다.

특히 캐스팅 보트로서 선거 결과를 좌우하는 중도층에서는 여당 후보 다수 당선 기대가 44%로 야당 후보 다수 당선 기대 30%를 크게 앞질렀다.

국민의힘 당 지지율은 24%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43%)보다 19%포인트(p)나 낮다.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부동산 이슈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등 야당에 유리하고 여권에 타격이 될 수 있는 악재가 있음에도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상황을 보여준다.

국민의힘 일부는 이처럼 뼈 아픈 성적표를 받아든 게 ‘우클릭’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당 지도부의 헛발질로 지지율이 좀체 오르지 못하고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시각엔 '윤어게인'과 절연하지 못해 일반 국민의 외면을 자초하고 있다는 분석이 담겨 있다.

다만 당내에서는 탄핵 사태 직후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하면서 계엄 사태에 이미 여러 차례 사과했고, 사과가 오히려 여당의 이른바 '내란 세력' 공격에 빌미를 주고 강성 지지층 반발도 불러올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여전하다.

장 대표는 전날 부산에서 열린 국민대회에서도 "하나로 뭉쳐서 싸워야 할 때"라며 단결을 강조했다. 지난 8월 말 당 대표 당선 일성으로 띄운 '우파 시민 연대론'을 연상케 하는 발언이다. 그는 최근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자유민주당, 우리공화당, 자유통일당, 자유와혁신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연대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내년 지방선거는 체제전쟁”이라며 “그 깃발 아래 모일 수 있는 모든 우파들은 이재명 정권이 가려고 하는 체제전복, 그리고 사회주의체제, 독재체제로 가려고 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두 함께 연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장 대표는 ‘진보당 후보가 출마한 지역구에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는 것과 같은 정책 연대, 선거 연대가 범보수 우파 정당과 가능하겠느냐’는 물음엔 “정책 연대, 선거 연대 이런 정치 연대는 그 어떤 효과도 없다”라면서도 “이재명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장 대표는 지난 12일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규탄대회에서 “우리가 황교안이다. 뭉쳐서 싸우자”고 발언하기도 했다.

당내에서는 특검이 추경호 의원에게 청구한 구속영장 심사 결과가 대국민 메시지의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계엄 1년과 맞물려 특검이 내란주요임무종사 혐의로 청구한 영장이 발부되면 강경 투쟁론이 다시 힘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구체적인 방향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국민이 판단하는 상식적인 수준의 메시지를 내기 위해 접점을 찾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18~20일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접촉률은 46%, 응답률은 12.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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