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식재료인데…7년 만에 생산량 ‘붕괴’, 올겨울 돈 있어도 못 먹는 ‘이것’ 정체
2025-11-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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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의 역습, 감자 대란 오나?
식탁을 흔드는 감자 대란의 서막
올여름 강원도를 덮친 장기 가뭄 여파가 결국 ‘국민 식재료’ 감자 가격을 뒤흔들고 있다. 고랭지 감자 생산량이 7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한 데 이어 전남·전북·경남·충남 등 내륙 지역의 가을감자 생산량까지 급감하면서, 올해 감자 수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출하량이 크게 줄어든 반면 수요는 그대로여서 “돈 있어도 감자 못 먹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지난 23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재배면적 및 농작물생산량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고랭지 감자 생산량은 11만 4000t으로 전년(12만 6000t) 대비 1만 2000t(9.6%) 감소했다고 광주일보는 전했다. 이는 201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고랭지 감자의 99.9%는 강원, 나머지 0.1%만 경북에서 나오기 때문에 강원 지역 기후 변화가 고랭지 감자 수급 전체에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고랭지 감자 주산지인 강원 영서 지역은 지난해 수확기(8~9월) 폭염경보·주의보가 반복되며 재배 면적 자체가 크게 줄었고, 올해는 여기에 기록적인 가뭄까지 겹쳤다. 올해 6~7월 영서 지역 평균기온은 24.1도로 전년보다 1.7도 상승, 강수량은 326㎜로 42.7% 급락해 생육 환경이 악화됐다. 자연히 재배면적은 3605ha로 전년(3928ha) 대비 8.2% 감소, 10a당 생산량도 3218㎏ → 3171㎏(1.5% 감소)로 떨어졌다.
내륙 지역 가을감자 생산량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발표한 ‘농업관측정보 감자 11월호’에 따르면 올해 가을감자 생산량은 2만 5000t 내외로 전년보다 10%, 평년보다 8.6% 감소할 전망이다. 재배면적은 2006ha(7.6% 감소)로 줄었고, 단수 역시 평년 대비 16.2% 감소해 생산성이 전반적으로 떨어졌다. 이달 전체 감자 출하량 역시 전년 대비 10% 감소가 예상된다.
감자 출하량 감소는 즉각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가격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달 감자 중도매인 판매가격은 20㎏ 기준 4만 5387원으로 전년 대비 30% 이상 뛰었다. 이달에도 오름세가 이어져 21일 기준 4만 7100원을 기록했다. 소매가격도 두 자릿수 상승폭을 보이며 감자 100g 기준 393원으로 전년 대비 16.6%, 평년 대비 12.9% 높아졌다.

감자가 흔한 듯 보이지만 가격 변동이 크지 않고 활용도도 높아 ‘국민 식재료’로 자리 잡은 배경을 고려하면 이번 가격 상승은 체감 폭이 더 크다. 감자는 한국인의 식탁에서 쌀·배추와 더불어 가장 폭넓게 활용되는 식재료다. 감자조림·감자채볶음 같은 밥반찬, 감자국·감자탕·감자수제비 같은 국물 요리, 감자전·감자튀김·에어프라이어 간식 등 주식부터 반찬, 간식까지 전방위적으로 쓰이는 국민 재료다. 강원도 중심의 감자 재배 문화 또한 오랜 시간 한국인의 식문화와 맞닿아 있어 감자가 ‘국민 식재료’라는 별칭을 얻은 이유다.
영양 측면에서도 감자는 저평가된 슈퍼푸드다. 탄수화물 식재료지만 저GI 식품으로 분류돼 포만감 유지 시간이 길고, 비타민C·칼륨 함량이 높아 피로 회복·부종 완화·나트륨 배출에 도움을 준다. 껍질에는 식이섬유도 풍부해 장 건강에도 이롭다.
가격이 오를 때일수록 좋은 감자를 고르는 법도 중요하다. 표면이 매끄럽고 상처나 패임이 없으며, 손에 들었을 때 묵직하고 단단한 감자가 가장 좋다. 싹이 트거나 녹색으로 변한 감자는 독성 물질인 솔라닌이 증가해 맛과 안전성을 해치므로 피해야 한다. 조리 목적에 따라 품종을 고르는 것도 팁이다. 전이나 튀김용은 전분이 많고 수분이 적은 분질감자(수미·대서 등)가 적합하고, 국·조림 등 모양이 유지돼야 하는 요리에는 조직감이 단단한 찰감자(추백 등)가 좋다.

올겨울 감자는 분명 ‘귀한 식재료’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폭염과 가뭄이 겹친 기후 이변 속에서 생산량이 8년 만에 바닥을 찍은 만큼, 시장에서는 당분간 가격 상승과 품귀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인의 삶과 가장 가까운 ‘국민 식재료’ 감자가 올해 어떤 가격 흐름을 보일지, 소비자들의 관심이 계속해서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