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함평의 ‘마을 감독들’, 5억 원의 주인공을 가리다
2025-11-2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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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함평의 ‘마을 감독들’, 5억 원의 주인공을 가리다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지난 18일, 함평군문화체육센터는 700여 명의 ‘마을 감독’들이 뿜어내는 뜨거운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이들은 지난 1년간, 행정이 짜준 각본이 아닌 스스로 쓴 시나리오대로 ‘살기 좋은 우리 마을’이라는 영화를 만들어 온 진짜 주인공들이었다. 그리고 이날, 그중 최고의 ‘작품’을 가리는 대망의 시상식이자 축제의 장, ‘행복함평 어울림한마당’이 화려하게 펼쳐졌다.
####1년의 땀, 10분의 무대에서 증명하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마을만들기 경진대회’였다. 치열한 예선을 뚫고 본선에 오른 8개 마을 대표들은, 지난 1년간 마을 주민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만들어 온 소중한 결과물들을 단 10분의 발표에 담아내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낡은 마을회관을 북카페로 바꾸고, 버려진 공터를 아름다운 꽃밭으로 가꾼 이야기 등, 평범한 시골 마을의 위대한 변화 스토리는 단순한 성과 발표를 넘어, 한 편의 감동적인 다큐멘터리였다.
####최고의 영예, 해보면 상모마을에 돌아가다
치열한 경합 끝에, 영예의 금상은 해보면 상모마을에게 돌아갔다. 상모마을은 주민들의 압도적인 참여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가장 이상적인 공동체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금상의 영광과 함께, 이들에게는 ‘우리 마을’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5억 원의 사업비라는 달콤한 ‘상금’이 주어졌다. 은상과 동상을 차지한 손불면 수연마을과 엄다면 삼정마을 역시, 각각 5억 원의 사업비를 확보하며 내년의 더 큰 도약을 약속했다.
####경쟁을 넘어, ‘함께 성장’하는 축제
하지만 이날 행사는 단순히 순위를 가리는 경쟁의 장이 아니었다. 각 마을이 운영한 홍보 부스에서는 서로의 성공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유하는 ‘상생의 장’이 펼쳐졌고, 주민들이 직접 준비한 유쾌한 공연은 모두가 하나 되어 즐기는 ‘화합의 축제’가 되었다. “옆 마을이 잘 되어야, 우리 군 전체가 발전한다”는 건강한 공동체 의식이 행사장을 가득 채웠다.
####“주민이 감독, 행정은 조연입니다”
이상익 함평군수는 “오늘 무대의 진짜 주인공은 바로 주민 여러분”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행정은 주민 여러분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든든한 무대를 만들어주는 ‘조연’에 머물겠다”며, “주민 스스로가 마을의 미래를 설계하고 만들어나가는 ‘진정한 주민자치’가 함평에 깊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주민이 감독이 되어 만들어갈 함평의 내일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