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 보러 간다...누리호 새벽 발사 선택된 이유는 '이것'

2025-11-25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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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민간주도 제작, 누리호 발사 D-2

누리호가 네 번째 발사를 이틀 앞두고 최종 발사 준비에 들어갔다.

지난 19일 전라남도 고흥 나로우주센터 조립동에서 연구진들이 누리호 4차 발사 총조립을 수행하고 있다.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지난 19일 전라남도 고흥 나로우주센터 조립동에서 연구진들이 누리호 4차 발사 총조립을 수행하고 있다.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25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조립동에 있던 누리호는 무인특수이동차량(트랜스포터)에 실려 제2발사대로 이송된다. 이번 누리호 4차 발사는 지난 2023년 5월 25일 3차 발사에 이어 약 2년 6개월만이다.

당초 누리호는 이날 오전 7시 20분 발사대 이송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예보된 비 때문에 기상 상황을 다시 점검한 뒤 9시 이후 이동 여부를 재확인하기로 했다. 계획한 27일 새벽 발사는 차질 없이 진행된다.

◈ 이송부터 기립 점검까지 ‘D-2 작업’

누리호는 조립동에서 나와 발사대까지 약 1.8㎞ 구간을 시속 1.5㎞의 속도로 천천히 옮겨진다. 현장에서는 이동과 기립에 한 시간 남짓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으며 누리호는 발사대에 세워져 하늘을 향해 선다.

기립을 마친 뒤에는 본격적인 발사 전 점검이 이어진다. 로켓에 전력을 공급하고 추진제 주입을 준비하기 위한 엄빌리칼 케이블 연결 작업이 진행되며 연료와 산화제를 채우기 전 누설 여부를 확인하는 기밀 점검도 병행된다.

발사 시각은 하루 뒤인 26일 오후 8시 열리는 발사관리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이번 4차 발사의 발사 예정 시각은 27일 새벽 1시 4분(±10분)으로 기상이나 장비 상태에 중대한 변수가 없다면 큰 변화 없이 확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2023년 5월 누리호 3차 발사 순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가 발사되고 있다. / 뉴스1
2023년 5월 누리호 3차 발사 순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가 발사되고 있다. / 뉴스1

◈ 차세대중형위성 3호 실어 새벽 발사 택한 이유

누리호 4차 발사에는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차세대중형위성 3호가 주탑재 위성으로 실린다. 발사가 성공하면 위성은 고도 약 600km 태양동기궤도에 진입해 오로라와 대기광 자기장 등 우주 환경을 관측하는 과학 임무를 수행한다.

이번 발사에는 국내 대학과 스타트업 연구기관이 개발한 큐브위성 12기도 함께 탑재된다. 주탑재 위성과 함께 분리돼 각 위성별로 정해진 관측과 실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차세대중형위성 3호에는 우주 환경 관측 장비와 함께 미세중력 실험 탑재체도 포함돼 있다. 줄기세포 기반 3D 바이오 프린팅을 우주에서 시험하는 ‘바이오 캐비닛’이 대표적이며 미세중력에서 줄기세포가 어떻게 성장하는지 확인하는 실험이 이뤄진다.

오로라와 대기광을 촬영하는 광시야 카메라 ROKIS와 전리층 플라스마와 자기장 변화를 관측하는 IAMMAP도 탑재됐다. 이번 발사 시각이 새벽으로 정해진 것도 이들 관측 장비와 관련이 있다.

오로라처럼 희미한 빛을 촬영하고 플라스마를 정밀하게 측정하기 위해선 태양동기궤도에 진입하는 순간 위성이 적도를 남쪽에서 북쪽으로 통과하는 시간이 밤과 새벽 구간에 맞춰져야 한다. 발사 장소인 고흥 나로우주센터 위치와 지구 자전 속도를 고려하면 새벽 1시 전후 발사가 가장 적합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누리호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엔지니어들이 2024년 창원1사업장에서 누리호 4호기의 75톤급 엔진을 최종 점검하고 있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누리호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엔지니어들이 2024년 창원1사업장에서 누리호 4호기의 75톤급 엔진을 최종 점검하고 있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 민간 제작 첫 누리호 발사 의미

이번 4차 발사는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의 첫 발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과거 1~3차 발사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제작과 발사 운용을 주관했지만 이번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처음으로 제작을 총괄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7월 항공우주연구원과 올해 7월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하고 누리호 설계부터 제작·발사 운영까지 발사체 개발 전 주기 기술을 이전받았다. 이후 한화 연구진 30여 명이 점검·이송·안전관리 등 발사 절차 전반에 참여해 운용 경험을 축적해왔고 정부 기관은 안전과 총괄 관리 차원에서 전 과정을 지원·감독하고 있다.

발사 성공 여부는 주탑재 위성이 목표한 고도 약 600㎞ 궤도에 안착하는지로 판단한다. 우주항공청은 발사 약 1시간 20분 뒤 임무 수행 결과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누리호가 이번 임무까지 성공적으로 완수하면, 제작부터 발사까지 민간이 중심이 되는 국내 우주 산업의 다음 단계가 한층 더 가까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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