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비싸 별명이 '생선계 샤넬'인 한국 물고기... 제주서 초대형 개체 잡혔다
2025-11-25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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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늘로만 3만~4만원 날아가겠네”란 말까지 나와

"비늘만 한 500~600그램 나오겠네. 돈이 얼마야. 비늘로만 한 3만~4만원 날아가겠네." 22kg짜리 자바리 앞에서 나온 첫 마디다. 제주도에서 다금바리로 불리며 ‘생선계의 샤넬’ 취급을 받은 최고급 물고기 자바리. 일식 셰프 김민성의 유튜브 채널 ‘일타쿠마’에 초대형 자바리가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13일 촬영해 21일 공개한 영상에서 김민성은 제주도 중매인으로부터 잡은 당일 공수받은 대형 자바리를 공개했다.김 셰프는 "제주도에서 전화가 왔다. 다금바리를 낚시로 잡았는데 22kg짜리라고 하더라"며 "대한항공을 타고 제주도에서 왔다"고 설명했다. 
영상 속 자바리는 일반적으로 유통되는 3~5kg, 무거워야 10kg급과는 차원이 달랐다. 김 셰프는 "나는 대물을 좋아해서 큰 것을 좋아한다. 20kg이 넘으면 구입하는 편"이라며 "22kg짜리라도 살은 채 10kg도 안 나올 거다. 한 7, 8kg 정도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해체 작업 중 자바리 상태에 감탄이 이어졌다. 김 셰프는 "잡자마자 방혈을 마쳐 사실상 활어 상태다. 탄력 있고 아주 상태가 좋다"며 "확실히 방혈을 해서 그런지 살 색깔이 깨끗하다"고 평가했다.
칼을 넣는 순간 기름기가 확연히 드러났다. 김민성은 "칼에 기름이 묻어 나온 것을 보라. 뼈에서부터 살까지 기름이 쫙 있다"고 말했다. 중간 뱃살을 자르며 "기름기가 잘 박혀 있다. 마블링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식 후 극찬이 이어졌다. 먼저 꼬릿살을 맛본 뒤 "찰지다. 내가 자바리를 많이 잡아봤지만 이건 여태 잡은 것 중에 제일 맛있는 것 같다"며 "피가 쫙 빠진 걸 해체해서 약간의 비린내도 없을 정도로 맛있다"고 평했다.
중간 뱃살을 먹고는 "기름기가 있어서 자바리는 초장하고도 잘 어울린다"고 했고, 등살에 대해선 "자바리 기름기 때문에 간장이 안 묻고 흘러내린다. 갈빗살 같다"고 표현했다. 뱃살을 먹으며 "이건 그냥 지방 먹는 것 같다. 기가 막히게 맛있다"고 말했다. “안 되겠다. (너무 맛있어서) 우리 집사람 좀 썰어 줘야겠다”란 말도 나왔다.
김민성은 낚시로 잡은 자바리의 차별점을 강조했다. "저인망은 밑바닥을 싹 긁으면서 옆에 있는 모든 고기를 잡아내는 방식인데 이 녀석은 낚시로 잡은 것이다. 낚시로 잡은 고기는 저인망과 좀 다르다. 확실히 피가 쫙 빠져나오니까 고기가 좀 다르다. 비린내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제주도 방언으로 다금바리로 불리는 자바리는 표준명이 자바리인 물고기다. 한국에서 소비되는 고급 횟감으로서의 다금바리는 진짜 다금바리가 아니라 대부분 자바리를 가리킨다. 표준명 다금바리는 국내에서 1년에 몇 마리 잡히지 않는 매우 희귀한 생선이다.
자바리는 북서태평양에 분포해 있으며 주로 제주도나 일본, 중국 등지에서 많이 서식한다. 따뜻한 수온을 선호하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제주도 이외의 지역에서 발견되는 일이 거의 없다. 몸길이는 일반적으로 60cm 정도지만 성어는 1m를 넘으며 136cm까지 자란 개체도 있다.
현재는 지나친 남획으로 인해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된다. IUCN 적색 목록에서의 등급은 취약으로 전처럼 쉽게 볼 수 없는 어종이 됐다. 2016년 말부터 제주도에서 본격적인 자바리 양식이 성공해 kg당 10만~13만원의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김민성은 자바리를 영상에서 다시 소개한 데 대해 "여러 가지 기록을 많이 남기고 싶다. 솔직히 한 말씀 드리면 이 바다에서 잡힌 게 다르고 저 바다 잡힌 게 다르다. 또 무게가 얼마나 나가느냐에 따라 맛이 다르고 잡힌 시기에 따라서도 맛이 다르다. 그래서 재탕이라고 할 수 없다"며 "하나하나 다 기록으로 남기려고 한다. 일식 요리사나 횟집을 꿈꾸는 요리사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전국 횟집에서 다금바리는 하루에 수백 마리씩 팔리고 있지만 대부분이 능성어를 다금바리로 속여 파는 것이거나 중국산 양식을 내놓았을 확률이 높다. 제주도산 진품 자바리를 취급하는 곳은 제주도에서도 흔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