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 거물을 감독도 아니고 2군 코치로?... 한화가 작정했다

2025-11-25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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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전 KIA 타이거즈 감독 한화행

김기태 전 감독의 지난해 모습. / 뉴스1
김기태 전 감독의 지난해 모습. / 뉴스1
2025 정규시즌 2위 팀이자 한국시리즈 준우승 팀인 한화 이글스가 타격의 대가 김기태(56) 전 KIA 타이거즈 감독을 퓨처스팀(2군) 타격코치로 영입한다.

한화가 타격 강화를 위해 김 전 감독을 지도자로 영입한다고 일간스포츠가 25일 온라인판으로 단독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올 시즌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한 한화는 젊은 타자들의 성장과 2군 육성 시스템 강화를 위해 검증된 타격 지도자 영입을 추진해왔다.

김 전 감독은 1991년 쌍방울 레이더스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해 2005년까지 15시즌 동안 뛰며 통산 타율 0.294, 249홈런, 923타점, 816득점, 장타율 0.516, 출루율 0.407을 기록했다. 특히 1994년 홈런왕, 1999년 타격왕을 차지하며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타자로 이름을 알렸다. 쌍방울, 삼성 라이온즈, SK 와이번스 등에서 뛰며 강한 정신력과 뛰어난 타격 센스로 '왕방울', '그라운드의 보스'라는 별명을 얻었다.

김기태 전 감독의 지난해 모습. / 뉴스1
김기태 전 감독의 지난해 모습. / 뉴스1

현역 시절 중장거리 타자이자 높은 출루율을 자랑했던 김 전 감독은 은퇴 후 지도자로서도 타격 이론과 실전 지도에 강점을 보였다. 은퇴 전 소속팀이었던 SK 와이번스에서 2006년 타격 보조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일본 프로야구 명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도 경력을 쌓았다. 2008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 타격코치로 한국의 금메달 획득을 이끌기도 했으며, 요미우리에서는 한국인 최초로 정식 타격코치와 퓨처스팀 감독을 역임하며 현지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 전 감독은 이후 LG 트윈스로 소속을 옮긴 뒤 2011년 10월 처음으로 사령탑을 맡았다. 2012년 당시 42세의 나이로 최연소 감독이 됐으며, 2013년 LG를 10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키며 암흑기를 청산하는 데 기여했다. 2014년 10월에는 KIA 타이거즈 지휘봉을 잡고 2015년부터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으며, 2017년에는 통합 우승을 달성하며 선수와 지도자 커리어를 통틀어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광주 출신이면서도 현역 시절 KIA에서 뛰지 못했던 그가 감독으로 고향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김 전 감독은 2019년 5월 당시 부진했던 팀 성적에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이후 다시 요미우리로 건너가 1군 메인 타격코치를 맡았고,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타격코치도 역임했다. 요미우리에서 나카타 쇼 등 주요 타자들의 부활을 이끌며 타격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재차 입증했다.

2022년 10월 kt wiz 퓨처스팀 감독을 맡았던 김 전 감독은 2023년 건강 문제로 현장을 떠났다. 그는 폐결핵 등 건강 악화로 스트레스와 피로를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뒤 요양 기간을 가졌다. 그러다 지난해 9월 KIA 홈경기에서 시구자로 등장하며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한화는 김 전 감독의 풍부한 타격 이론과 실전 경험, 그리고 젊은 선수 육성 능력을 높이 평가해 영입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퓨처스팀에서 유망주들의 타격 기본기를 다지고, 1군으로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시스템 구축에 김 전 감독의 역할이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는 양상문 1군 투수코치에 이어 김 전 감독까지 영입하면서 1군 감독 경력이 있는 코치진을 보강하게 됐다.

김 전 감독은 선수 시절부터 선수단을 강하게 통솔하면서도 관계는 원만하게 유지하는 리더십으로 유명했다. 팬 서비스가 좋고 특히 어린 선수들에게 따뜻하게 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장점들이 2군에서 젊은 선수들을 지도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네티즌은 명문팀 감독을 역임한 김 전 감독이 2군 타격 코치로 가는 게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화는 이번 영입을 통해 젊은 선수 육성과 팀 전반적인 공격력 향상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기 전 감독의 한화 유니폼 착용이 그의 지도자 커리어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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