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보성의 ‘청년 어벤져스’, 600만 원으로 ‘마을’을 구하다
2025-11-25 16:48
add remove print link
보성군, 2025 전남형 청년공동체 활성화 사업 우수상 쾌거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활력을 잃어가던 전남 보성의 한 작은 마을에, ‘청년’이라는 이름의 슈퍼히어로들이 등장했다. 단돈 600만 원의 지원금으로, 낡은 창고를 희망의 아지트로 바꾸고, 마을의 가장 궂은일을 도맡아 해결하며, ‘우리 동네는 우리가 지킨다’는 평범하지만 위대한 진리를 온몸으로 증명해낸 것이다.
◆‘청년어울림’의 탄생, “불평 대신 행동으로”
이들의 시작은 거창하지 않았다. “우리 동네는 왜 이렇게 재미가 없지?”, “어르신들만 계셔서 활기가 없어”라는 흔한 불평 대신, “그럼 우리가 직접 바꿔보자!”는 당찬 결심으로 뭉친 것이다. 그렇게 탄생한 ‘청년어울림’은, 행정이 시켜서 하는 수동적인 청년회가 아닌, 마을의 문제를 스스로 찾고 해결하는 ‘자발적 행동 공동체’였다.
◆낡은 창고, ‘희망 발전소’로 변신하다
이들의 첫 번째 미션은, 먼지만 쌓여가던 마을회관의 낡은 창고를 ‘청년 모임방’이라는 이름의 ‘희망 발전소’로 바꾸는 것이었다. 페인트를 칠하고, 낡은 가구를 고치며 땀 흘려 만든 이 작은 아지트는, 이후 마을을 바꾸는 모든 기적의 ‘베이스캠프’가 되었다.
◆ 어르신의 ‘손발’이 되고, 마을의 ‘환경미화원’이 되다
아지트가 생긴 청년들은 본격적인 ‘마을 구하기’에 나섰다. 홀로 계신 어르신 댁을 찾아 살갑게 안부를 묻는 ‘손주’가 되었고, 동네 구석구석에 버려진 농약병과 쓰레기를 치우는 ‘환경미화원’을 자처했다. 이들의 궂은일 마다치 않는 땀방울은, 세대 간의 벽을 허물고 마을 전체를 끈끈한 ‘정(情)’으로 묶는 가장 강력한 접착제가 되었다.
◆‘우수상’은 시작일 뿐, “보성의 미래를 바꾸겠다”
지난 21일, 이들의 땀과 열정은 ‘전남형 청년공동체 활성화 사업 우수상’이라는 값진 결실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들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말한다.
김철우 보성군수 역시 “이번 수상은, 청년들이야말로 우리 지역의 가장 소중한 희망이자 미래라는 사실을 증명한 쾌거”라며, “청년들이 마음껏 꿈을 펼치고 지역의 주인공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600만 원의 작은 씨앗이, 과연 보성 전체를 바꾸는 거대한 숲을 이루어낼 수 있을지, 이 유쾌한 ‘청년 어벤져스’의 다음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