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장흥군-고창군, 130년 전 총칼 대신 ‘상생의 손’ 맞잡다

2025-11-26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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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장흥군-고창군, 130년 전 총칼 대신 ‘상생의 손’ 맞잡다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한 곳은 130여 년 전 반봉건·반외세의 기치를 내건 동학농민혁명의 첫 봉화가 타오른 땅이었고, 다른 한 곳은 그 마지막 불꽃이 처절하게 스러져간 비극의 땅이었다. 피로 맺어진 슬픈 인연의 두 고장, 전북 고창과 전남 장흥이 마침내 21일, 과거의 총칼 대신 미래를 향한 ‘상생의 손’을 맞잡았다.

김성 장흥군수(왼쪽)와 심덕섭 고창군수가 협약을 하고 있다.
김성 장흥군수(왼쪽)와 심덕섭 고창군수가 협약을 하고 있다.

◆비극의 땅, ‘평화의 盟約’을 맺다

이번 자매결연은 단순한 행정적 협약을 넘어, 역사의 아픔을 공유하는 두 지역이 ‘평화와 번영’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굳건한 盟約(맹약)이었다. 동학농민혁명의 시작과 끝이라는 비극적 역사를 공통분모로, 이제는 갈등이 아닌 화합으로, 눈물이 아닌 웃음으로 새로운 역사를 함께 써 내려가기로 약속한 것.

◆축제부터 특산물까지, ‘경계 없는 이웃’으로

두 도시의 동행은 구체적이고 실질적입니다. 앞으로 고창의 복분자와 장흥의 키조개는 공동의 판로를 개척하고, 두 지역의 대표 축제에는 서로가 가장 귀한 손님으로 초대될 것입니다. 행정의 칸막이를 넘어 우수 정책을 배우고 나누며, 두 지역 주민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 ‘경계 없는 이웃’으로 거듭나겠다는 청사진이다.

◆120명의 발걸음, ‘진심’을 증명하다

이번 협약의 진정성은, 고창군 간부 공무원 120여 명이 워크숍을 위해 장흥을 대규모로 방문한 것에서부터 증명됐다. 이는 의례적인 행사를 넘어, 서로의 강점을 제대로 배우고 진심으로 협력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150여 명에 달하는 양측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두 지역의 밝은 미래를 약속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과거를 넘어, 미래를 함께 열겠습니다”

김성 장흥군수는 “물과 숲의 장흥, 자연과 생명의 고창은 놀라울 정도로 닮았다”며 깊은 유대감을 표했다. 심덕섭 고창군수 역시 “진심을 다한 교류로, 주민들의 삶에 실질적인 보탬이 되는 상생 모델을 만들겠다”고 화답했다. 역사의 아픔을 딛고 일어선 두 도시의 아름다운 동행이, 어떤 찬란한 미래를 열어갈지 온 국민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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