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냄새가 난다멍!”~광주시 광산구 수완동의 밤, ‘댕댕이 순찰대’가 지킨다

2025-11-26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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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냄새가 난다멍!”~광주시 광산구 수완동의 밤, ‘댕댕이 순찰대’가 지킨다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지난 24일 밤, 광주 수완호수공원 일대에 어둠이 내리자, 네 발 달린 특별한 ‘수호천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단순한 산책 나온 반려견이 아니었다. 동네의 안전을 위해 킁킁거리는 날카로운 코와 반짝이는 눈을 번뜩이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자율 방범대, 바로 ‘수완동 반려견 순찰대’다.

지난 24일 수완동 반려견순찰대가 수완호수공원 일대 및 인근 주택가에서 치안 불안 요소와 안전 취약 지역을 점검했다.
지난 24일 수완동 반려견순찰대가 수완호수공원 일대 및 인근 주택가에서 치안 불안 요소와 안전 취약 지역을 점검했다.

◆산책이 곧 임무다

이들에게 익숙한 산책로는 곧 순찰 코스다. 순찰대원들은 반려견과 함께 공원 구석구석과 인근 주택가의 어두운 골목을 누비며,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는 위험 요소를 꼼꼼히 살폈다. 고장 난 가로등,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설치된 비상벨 등, 이들의 날카로운 눈과 코를 피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평범한 저녁 산책이, 우리 동네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움직이는 CCTV’가 되는 순간이었다.

◆영웅이 되는 법을 배우다

‘댕댕이 순찰대’는 용맹함만으로 활동하지 않는다. 이날 순찰에 앞서, 전문 훈련사가 진행하는 특별 교육이 함께 이뤄졌다. 위급 상황 발생 시 보호자와 반려견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효과적인 신고 요령은 무엇인지 등, 실제 상황을 방불케 하는 교육에 대원들의 눈은 진지하게 빛났다. 이는 이들의 활동이 단순한 ‘의욕’을 넘어, ‘전문성’을 갖춘 진짜 순찰대로 거듭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목줄 하나가 바꾼 동네 풍경

순찰에 참여한 김영수 대원은 “내 강아지와의 평범한 산책이, 우리 동네를 지키는 특별한 활동이 된다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반려견 순찰대는 단순히 범죄를 예방하는 것을 넘어, 반려인과 비반려인이 ‘안전’이라는 공통의 목표 아래 하나가 되는 소중한 ‘소통의 끈’이 되고 있다. 목줄 하나가, 삭막했던 이웃 관계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펫 프렌들리를 넘어, ‘펫 파워’ 도시로

임은진 수완동장은 “반려인 1,500만 시대, 이제 반려인들은 지역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서 안전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반려견을 단순히 ‘돌봄의 대상’으로 보는 ‘펫 프렌들리(Pet-friendly)’를 넘어, 이들의 능력을 지역 사회 발전에 활용하는 ‘펫 파워(Pet-powered)’ 도시로의 진화를 꿈꾸는 수완동의 담대한 비전을 보여준다. 오늘 밤도, 수완동의 평화는 컹컹 짖는 용감한 ‘댕댕이’들이 지키고 있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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