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순재 조문 계속…백일섭 “너무 일찍 가셨다” 애통한 발걸음
2025-11-26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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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순재, 91세 일기로 별세
배우 이순재가 향년 91세로 별세했다. 대중문화계 후배들은 빈소를 찾아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며, 그가 남긴 긴 세월의 족적을 되새겼다.

지난 25일 새벽 이순재의 별세 소식이 전해졌고, 같은 날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빈소가 마련됐다. 오후 1시부터 조문이 시작되자 각계 인사들이 발걸음을 이어갔다.
뉴스1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박장범 KBS 사장, 한복디자이너 박술녀를 비롯해 배우 백일섭, 박근형, 김영옥, 김영철, 김성환, 김학철, 김여진, 손숙, 송승헌, 송옥숙, 유동근, 윤다훈, 이무생, 이승기, 장용, 조달환, 줄리엔 강, 최수종, 최지우, 최현욱, 하희라, 한지일 등이 빈소를 찾았다. 코미디언 김학래, 가수 바다·이용, 방송인 박경림 등도 고인을 기렸다.
이날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장관은 직접 빈소를 방문해 고인에게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금관문화훈장은 문화훈장 중 가장 높은 등급으로, 문화예술 발전에 뚜렷한 공적을 세운 이에게 수여된다. 최 장관은 정부를 대표해 유족에게 훈장을 전달하며 고인의 공로를 기렸다.
추서 후 조문을 마친 최 장관은 “이순재 선생님께서는 연극, 영화 방송을 아우르며 70년의 세월 동안 늘 우리 국민과 함께하며 울고 웃으며 대화를 같이 하셨다”라며 “선생님이 남기신 발자취는 길이길이 기억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생전 예능 ‘꽃보다 할배’에서 이순재와 인연을 맺었던 백일섭은 “좀 더 사실 텐데 그냥 가버리셨다”, “우리끼리 95살까지 연기합시다 했는데 너무 일찍 가셨다”라며 황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승기도 “선생님 생각할 때마다 좀 너무 뭉클했는데 좋은 곳으로 가셨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 선생님께서 대한민국에서 배우로 이렇게 활동해 주신 게 저는 너무나 영광스럽고 우리 후배들도 아마 그런 선생님의 정신을 이어서 성실하게 잘해 나갈 거라고 생각을 한다”라며 고인을 추모했다.

1934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난 이순재는 서울대학교 철학과 재학 중이던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데뷔했다. 이후 ‘나도 인간이 되련다’, ‘동의보감’, ‘사랑이 뭐길래’, ‘허준’, ‘상도’, ‘이산’, ‘베토벤 바이러스’, ‘공주의 남자’, ‘돈꽃’, ‘개소리’ 등 수많은 드라마에 출연하며 한국 방송사에 굵은 이름을 남겼다.
연극 무대에 대한 애정도 깊었다. 데뷔작을 비롯해 ‘로미오와 줄리엣’, ‘말괄량이 길들이기’, ‘세일즈맨의 죽음’, ‘돈키호테’, ‘그대를 사랑합니다’, ‘리어왕’ 등 작품마다 존재감을 드러내며 원로 배우로서 무게감을 이어왔다.
‘거침없이 하이킥’, ‘지붕뚫고 하이킥’ 등 시트콤과 예능 ‘꽃보다 할배’로 대중과 친밀하게 소통하며 ‘국민 배우’라는 명성을 굳히기도 했다.
1991년 정계에 입문한 뒤 이듬해 14대 총선에서 민주자유당 후보로 서울 중랑 갑에 출마해 당선되며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이력도 있다.
고인은 지난해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를 마지막으로 활동을 멈췄다. 이후 건강이 악화돼 재활 치료를 이어오던 중 별세 소식이 전해져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순재의 장례는 오는 27일까지 진행되며, 발인은 27일 오전 6시 20분이다. 장지는 이천 에덴낙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