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내내 풍경이 새로 나온다…사계절 내내 예쁘다는 ‘국내 산책 명소’
2025-11-30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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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산새·풍경 소리 따라 걷고 팔경 따라 쉬어가는 힐링 코스
달빛이 걸리는 월류봉과 금강 상류를 따라 걷는 영동군 둘레길이 사계절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영동군은 지역 대표 걷기 명소인 ‘월류봉 둘레길’과 ‘금강둘레길’을 중심으로 체류형 관광을 키우는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영동군이 힘을 주는 핵심은 두 길이 가진 풍광과 이야기다. 월류봉 둘레길은 황간면 월류봉에서 이름을 땄다. 이름 그대로 달빛이 절벽에 걸리는 장관으로 널리 알려진 곳으로 옛 선비들이 달빛 아래에서 시를 읊으며 풍류를 즐겼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만큼 상징성이 뚜렷하다. 월류봉 자체가 약 400m 규모의 봉우리로 이어져 있고 깎아지른 절벽과 부드러운 능선이 맞물리며 특유의 절경을 만든다.
월류봉 둘레길은 여울소리길 약 2.7km 산새소리길 약 3.2km 풍경소리길 약 2.5km로 나뉜다. 길을 따라 반야사와 한천팔경 백화산 능선 같은 포인트가 이어져 자연과 사찰 풍경을 함께 품는다.
달빛이 특히 밝은 날 반야사 종소리가 울리면 절벽 위로 달이 걸려 신령스러운 빛이 내려앉는 듯 보였다는 전승도 지역의 분위기를 더한다. 걷는 동안 여울과 산새 소리 그리고 능선의 흐름이 교차해 이름 그대로 오감으로 길을 느끼게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금강둘레길은 양산면 금강 상류의 맑은 물길을 끼고 이어진 도보 코스다. 강선대 함벽정 봉황대 송호관광지 등 양산팔경을 따라 걷는 길로 옛 선비들이 강변 경치를 즐기던 자리와 시선을 그대로 품고 있다.
양산팔경은 영국사, 강선대, 비봉산, 봉황대, 함벽정, 여의정, 자풍당, 용암 등 금강변에 이어진 여덟 곳의 대표 경승지다. 강선대는 기암절벽 위에 육각정자가 자리한 풍경으로 조선시대 문인들이 시와 술잔을 나누던 곳으로 전해지고 함벽정은 금강 물결에 비친 달빛을 보며 시를 지었다는 이야기를 간직한다.
길의 끝자락에 있는 송호관광지는 울창한 송림과 맑은 강물이 어우러진 공간이다. 여름에는 물놀이 명소로 겨울에는 고요한 강변 산책 코스로 사랑받고 있어 금강둘레길이 사계절 코스로 자리 잡는 데 힘을 보탠다.
금강둘레길은 순환형으로 걸을 수 있게 조성돼 출발 지점에 따라 강선대나 송호관광지에서 시작해 원점으로 돌아오는 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
영동군은 단순히 걷기 코스만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머물며 즐길 수 있는 여행 구조를 함께 설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지산 자연휴양림은 최근 새 단장을 마쳐 숲 체험과 휴식을 찾는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고 레인보우힐링센터와 송호관광지 숙박시설 같은 체류 공간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군은 월류봉과 금강을 잇는 둘레길이 영동의 자연 자산을 가장 아름답게 즐길 수 있는 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두 길을 돌고 나면 영동이라는 지역이 가진 결이 조금 더 궁금해진다. 굽이마다 색이 달라지는 고갯길의 여운이 남아 있을 때 주변을 같이 묶어 걸어보고 머물러보면 여행의 밀도가 훨씬 높아진다.
도마령도 요즘 영동 가을 코스로 같이 묶이는 곳이다. 해발 840m 고갯길로 상촌면과 용화면을 잇는 길인데 24굽이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단풍과 은행잎이 층층이 내려앉아 드라이브 풍경이 계속 바뀐다. 굽이 양옆으로 민주지산과 각호산, 삼봉산, 천마산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어 고갯길 자체가 전망 포인트로 통한다.

도마령 정상 쉼터에는 팔각정 형태의 상용정이 자리한다. 상촌면과 용화면에서 이름을 따 만든 정자로 대금 문양 초석 등 영동의 지역색을 담았고 정자에 서면 민주지산 자연휴양림과 삼도봉 능선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지난해 새로 문을 연 전망대도 단풍철마다 찾는 사람이 몰리는 곳이다. 높이 14m 규모로 굽이진 고갯길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고 전망대로 이어지는 데크길은 단풍잎이 터널처럼 드리워져 산책과 사진 포인트로 인기다.
도마령을 들렀다면 인근 와인터널까지 함께 묶어 도는 코스가 자연스럽다. 와인터널은 옛 철도 터널을 활용한 공간이라 이동 후 잠깐 쉬며 지역 와인을 즐기기 좋은 코스로 소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