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가는 기억’, 함평이 끝까지 붙잡는다
2025-11-26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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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군 보건소, 치매정책 우수기관 표창 수상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치매라는 무거운 그림자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내리던 어르신들의 삶. 함평군이 ‘치매는 개인이 아닌, 지역 공동체가 함께 맞서야 할 전쟁’임을 선포하며, 전국에서 가장 촘촘하고 따뜻한 ‘기억 지킴이’로 우뚝 섰다. 지난 26일, 함평군 치매안심센터는 ‘2025년 전라남도 치매 관리 발전대회’에서 당당히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며, 그간의 헌신적인 노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버스’가 ‘병원’되고, ‘대학’이 ‘치료사’ 되다
함평의 성공 비결은 ‘찾아가는 서비스’라는 역발상에 있었다. 거동이 불편해 병원 방문을 포기했던 어르신들을 위해, 보건소 버스가 직접 마을 구석구석을 누비는 ‘이동 병원’이 되어주었다. 그 결과, 치매 조기 검진율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골든타임’을 놓쳐 병을 키우는 안타까운 사례가 눈에 띄게 줄었다.
여기에 전남대학교 간호대학이라는 ‘특급 조력자’까지 가세했다. 대학의 전문적인 지식과 보건소의 현장 경험이 결합된 ‘인지·신체 융합 프로그램’은, 단순한 놀이 치료를 넘어 과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맞춤형 치매 예방 백신’으로 자리 잡았다.
◆법의 울타리로, ‘인간의 존엄’을 지키다
함평의 돌봄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의사결정 능력이 떨어진 치매 어르신들이 재산을 잃거나 법적인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공공후견인’이라는 든든한 ‘법적 보호자’를 지정해주는 제도까지 완벽하게 구축했다. 이는 어르신들의 마지막 남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법의 울타리 안에서 끝까지 지켜드리겠다는 함평군의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단 한 분의 어르신도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이상익 군수는 “이번 수상은, 어르신들의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아드리기 위해 현장에서 땀 흘린 모든 직원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공을 돌렸다. 그는 “치매는 더 이상 불치병이 아닌, 충분히 관리하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질병”이라며, “앞으로도 전문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조기 검진 시스템을 더욱 촘촘히 구축해, 단 한 분의 어르신도 치매의 고통 속에 홀로 방치되지 않는 ‘치매 안심 도시 함평’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