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스마트폰이 도박장?”~함평 부모들, ‘디지털 문단속’ 비법 전수받다
2025-11-26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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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 ‘청소년 사이버도박 및 미디어 중독 예방 보호자 교육’ 성료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내 손안의 작은 세상인 줄 알았던 아이의 스마트폰이, 어느 날 ‘온라인 도박장’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섬뜩한 경고 앞에, 함평의 부모 60여 명이 모니터 앞으로 모였다. 지난 25일, 함평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 마련한 온라인 교육은, 자녀를 디지털 세상의 위험으로부터 지켜내려는 부모들의 절박한 마음이 모인 ‘비상 대책 회의’나 다름없었다.
◆“왜 우리 아이만?”…잘못은 아이가 아닙니다
이날 강사로 나선 놀이미디어교육센터 권장희 소장은, 자책감에 빠진 부모들의 마음을 먼저 어루만졌다. 그는 “청소년 사이버도박과 미디어 중독은, 단순히 아이의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교묘한 유혹과 또래 집단의 압박 등, 아이들이 디지털 늪에 빠질 수밖에 없는 심리적·환경적 요인을 실제 사례를 통해 짚어주자, 부모들은 비로소 자녀를 다그치기 전에 먼저 이해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가장 좋은 교과서는 ‘부모의 뒷모습’
권 소장은 문제 해결의 가장 중요한 열쇠가, 다름 아닌 ‘부모 자신’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식사 시간에도, 잠들기 전에도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는 부모의 뒷모습이야말로, 아이에게 가장 강력한 ‘디지털 중독 교과서’가 된다”는 그의 일침은, 많은 부모의 가슴을 뜨끔하게 했다. 아이의 손에서 스마트폰을 억지로 빼앗기 전에, 부모가 먼저 모범을 보이는 것이 소통의 첫걸음이라는 것이다.
◆‘하지 마!’ 대신 ‘이야기하자’…소통의 기술
이번 교육은 단순히 위험성을 경고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권 소장은 “무조건 ‘하지 마!’라고 소리치는 대신, ‘요즘 어떤 게임을 하니?’라고 묻는 것부터 시작하라”며, 자녀의 디지털 세상에 대한 공감과 존중을 바탕으로 한 구체적인 대화법을 제시했다. 아이와 함께 미디어 사용 규칙을 정하고, 약속을 어겼을 때의 결과를 함께 논의하는 과정 자체가 가장 효과적인 ‘예방 백신’임을 알려주었다.
◆가정의 울타리, 지역사회가 함께 세운다
구태림 센터장은 “청소년 문제는 더 이상 한 가정의 책임이 아닌,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풀어야 할 숙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교육이, 부모님들이 디지털 시대의 변화를 이해하고 자녀와 더 깊이 소통하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지역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상담과 예방 교육이라는 든든한 사회적 울타리를 더욱 촘촘히 세워나가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