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광주시장·김민석 국무총리와 5월 영령 앞에 나란히 서다~‘책임과 계승’의 묵념
2025-11-26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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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정 광주시장·김민석 국무총리와 5월 영령 앞에 나란히 서다~‘책임과 계승’의 묵념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파고들던 26일 오후, 국립5·18민주묘지의 공기는 그 어느 때보다 무겁고 엄숙했다. 대한민국의 국무총리와 ‘민주주의의 심장’ 광주를 이끄는 시장이, 45년 전 스러져간 5월의 영령들 앞에 나란히 고개를 숙였다. 이는 단순한 추모를 넘어, 그날의 희생을 잊지 않겠다는 국가적 약속이자, 5월 정신을 계승해 더 나은 미래를 열겠다는 살아남은 자들의 굳은 맹세였다.
◆두 개의 헌화, 하나의 약속
김민석 국무총리와 강기정 광주시장은 추모탑에 차례로 헌화하고 분향했다. 피어오르는 향불 연기 속에서, 두 사람의 굳게 다문 입술은 수많은 말을 대신하고 있었다. 그들의 깊은 묵념은, 이름 모를 묘비 하나하나에 새겨진 아픔을 위로하고, 피로써 지켜낸 민주주의의 가치를 온전히 책임지겠다는 무거운 다짐처럼 보였다.
◆정치적 수사를 넘어, 진심의 발걸음으로
이날의 참배가 더욱 의미 깊었던 이유는, 어떤 정치적 수사나 화려한 구호도 없었기 때문이다. 오직 묵묵한 발걸음과 경건한 참배만이 있었을 뿐이다. 이는 5·18이 더 이상 특정 지역의 아픔이나 정치적 논쟁의 대상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함께 기억하고 계승해야 할 위대한 역사임을, 국가의 총리와 민주도시의 시장이 온몸으로 증명해 보이는 순간이었다.
◆5월의 정신, ‘부강한 광주’의 씨앗이 되다
강기정 시장은 최근 “광주가 피땀으로 지켜낸 민주의 가치는 이제 성장의 기회로 이어져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다. 이날 국무총리와의 동행은, 5월의 정신을 자양분 삼아 ‘부강한 도시 광주’를 만들겠다는 지역의 꿈에, 중앙정부가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주겠다는 무언의 약속과도 같았다. 영령들의 희생이, 이제 광주를 넘어 대한민국의 더 큰 미래를 여는 소중한 씨앗이 될 것임을 예고하는 듯했다.
◆살아남은 자들의 책무
차가운 묘비를 어루만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은,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우리는 과연 5월의 희생에 부끄럽지 않은 오늘을 살고 있는가. 그들이 꿈꿨던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은 과연 얼마만큼 우리 곁에 와 있는가. 영령들의 침묵 앞에서, 살아남은 자들의 책무는 더욱 무거워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