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구 골목상권의 ‘100억 원짜리 마법’, 국무총리도 배우러 왔다
2025-11-26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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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서구 골목상권의 ‘100억 원짜리 마법’, 국무총리도 배우러 왔다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26일, 광주 서구의 평범한 동네 상점가에 대한민국 국정 2인자인 김민석 국무총리가 나타났다.
그의 방문은 의례적인 격려 방문이 아니었다. 팍팍한 서민들의 지갑은 지켜주면서, 죽어가던 골목상권의 매출은 끌어올린 ‘서구표 경제 마법’의 비결을 직접 확인하고 배우기 위한 이례적인 ‘현장 학습’이었다.
◆발상의 전환, ‘온누리상품권’의 재발견
서구의 마법은 사실 아주 간단한 ‘발상의 전환’에서 시작됐다. 김이강 서구청장은 “재정이 넉넉지 않은 지방정부가 새로운 지역화폐를 만드는 대신, 이미 전국적으로 쓰이는 ‘온누리상품권’의 활용도를 극대화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서구는 관내 121개 골목 구석구석을 ‘상점가’로 지정해, 대형마트에서나 쓰던 온누리상품권을 동네 슈퍼, 세탁소, 미용실에서도 쓸 수 있도록 판을 완전히 새로 짰다.
◆14.5배의 기적, 100억 원의 행복
결과는 기적에 가까웠다. 주민들은 10% 할인된 가격으로 동네 가게를 이용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온누리상품권 사용액은 1년 만에 무려 14.5배나 폭증했다. 이는 주민들의 생활비가 100억 원 이상 절약됐다는 계산으로 이어졌고, 그 돈은 고스란히 동네 상인들의 매출 증대로 연결되는 ‘상생의 선순환’을 만들어냈다. 지난 7일 국회에서 이 사례를 보고받은 김 총리가 이재명 대통령에게 직접 소개하고, “내가 현장에 직접 가보겠다”고 약속까지 하게 된 이유다.
◆총리가 떠난 후에도…혁신은 계속된다
서구의 혁신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다. 김이강 구청장은 집무실에 ‘골목경제119 상황판’을 설치해 매일의 데이터를 직접 챙기고, 상인들의 목소리를 실시간으로 듣기 위한 ‘골목경제119폰’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최근 정부의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10% 할인이 조기 종료되자, 광주 5개 구 중 유일하게 구 예산 6억 원을 투입해 ‘10% 환급(캐시백)’을 이어가는 뚝심까지 보여주고 있다.
◆‘서구 모델’, 대한민국 민생경제의 해법 될까
김민석 총리는 “주민들의 생활비 부담은 덜어주면서 골목상권의 매출은 올리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놀라운 정책”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이러한 우수 사례가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광주 서구의 작은 골목에서 시작된 이 대담한 실험이,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신음하는 대한민국 민생경제 전체를 살리는 ‘표준 모델’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