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백악관 코앞에서 총격…주방위군 병사 2명 사망
2025-11-2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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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치안 놓고 주방위군 배치 갈등 중 발생…워싱턴 긴장 고조
추수감사절 연휴를 하루 앞둔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인근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주(州)방위군 병사 2명이 위독한 상태에 빠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사건을 알리며 “두 명의 주방위군을 쏜 총격범도 중상을 입었다. 어떤 경우든 가혹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수감사절 연휴를 맞아 플로리다에 머무르던 중 보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캐시 파텔 FBI 국장도 현지 기자회견에서 웨스트버지니아 주방위군 소속 병사 2명이 백악관 근처에서 총격을 당해 중태라고 확인했다. 피해 병사는 남녀 각 1명으로 알려졌고 용의자는 현장에서 총에 맞아 부상한 채 체포됐다.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 시장은 이번 범행을 “표적이 특정된 총격”이라고 표현했다. 사건 직후 백악관 일대는 한때 통제와 봉쇄가 이뤄졌다.
총격은 오후 2시 15~20분쯤 백악관에서 한 블록 떨어진 패러것 웨스트 지하철역 인근에서 벌어졌다. 이 지역은 백악관까지 도보 5분 거리의 번화가로 한국 기업과 기관이 입주한 건물도 가까운 곳에 몰려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선 갑작스러운 총성이 울리자 시민들이 대피하고 도로가 급히 통제되는 등 혼란이 이어졌다.

이번 사건은 워싱턴 DC에 배치된 주방위군을 둘러싼 갈등과도 맞물려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범죄 척결과 치안 강화를 명분으로 2000명 넘는 주방위군을 수도에 투입했고 그 과정에서 워싱턴 DC 시 정부와 ‘자치권 침해’ 논란이 이어져 왔다. 연방지방법원은 최근 시 정부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주방위군 배치를 금지하되 항소 절차를 고려해 12월 11일까지 효력을 유예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총격을 계기로 주방위군 투입 필요성을 더 강하게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수도를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주방위군 500명을 추가 투입해 달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고 이에 따라 워싱턴 내 주방위군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워싱턴에 이어 멤피스 등 다른 도시로의 주방위군 확대 배치도 다시 속도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
수사 당국은 용의자의 범행 동기와 단독 범행 여부를 확인 중이며 경호·치안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도 병행하고 있다. 백악관 코앞에서 군 병력이 표적이 된 총격이 벌어진 만큼 미국 내 치안과 경계 태세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