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서 망설였는데…유튜브 단독 요금제, '이 가격'에 출시
2025-11-27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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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그라운드·오프라인 기능도 포함
광고 없는 유튜브만 쓰고 싶은데 음악 서비스까지 묶여 있어서 망설였던 이용자라면 이제 선택지가 하나 더 생긴다. 유튜브 프리미엄에 포함된 유튜브 뮤직을 잘 쓰지 않더라도 같은 요금을 내야 했던 구조가 바뀌면서 ‘동영상만 광고 없이 보는’ 별도 요금제가 국내에 나오게 될 전망이다.

◈ ‘끼워팔기’ 논란 끝에 나온 동영상 단독 요금제
공정거래위원회는 구글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동의의결안을 지난 19일 최종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동의의결 제도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사업자의 위법 여부를 끝까지 판단해 제재하는 대신, 해당 사업자가 스스로 피해 구제나 거래질서 개선을 위한 시정방안을 내놓으면 공정위가 그 내용을 심사해 타당하다고 인정할 경우 위법 판단 없이 사건을 종결하는 절차다.
공정위는 그동안 구글이 유튜브 동영상 서비스와 유튜브 뮤직을 묶은 ‘유튜브 프리미엄’을 판매하는 방식이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고 국내 온라인 음악 서비스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해칠 수 있는지 조사해 왔다. 공정위의 조사가 끝나고 최종 제재를 앞둔 상황에서 구글은 유튜브 라이트 요금제를 출시하고 프리미엄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며 국내 음악 산업 지원에 나서겠다는 자진 시정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공정위는 사건의 성격, 신청인이 제시한 시정방안의 거래질서 개선 및 소비자 선택권 확대 등 공익에의 부합성, 예상되는 제재 수준과의 균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번 동의의결안을 인용하기로 결정했다.

◈ 월 8500원...백그라운드 재생까지
공정위에 따르면 유튜브 라이트는 유튜브 동영상 단독 상품이다. 기존에는 광고 제거와 유튜브 뮤직을 결합한 유튜브 프리미엄, 유튜브 뮤직만 따로 쓰는 뮤직 프리미엄만 있었고 동영상만 광고 없이 보는 요금제는 없었다. 유튜브 라이트 요금제가 출시되면 국내 음원 서비스를 사용하며 유튜브는 광고 없이 이용하고 싶은 소비자들이 라이트를 골라 구독할 수 있게 된다.
초기 잠정안에서는 라이트에 백그라운드 재생과 오프라인 저장 기능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의견수렴 과정에서 소비자 요구가 가장 많이 나온 기능이라 최종안에선 두 기능이 모두 추가됐다.
다만 광고 제거는 비음악 콘텐츠 중심으로 제공되고 비음악 콘텐츠 중에서도 음악 권리자가 권리를 보유한 경우에는 백그라운드 재생이나 오프라인 저장 기능이 제한될 수 있다. 공정위는 해외에서 운영 중인 라이트가 광고 제거만 제공하는 것과 비교해 국내 라이트에는 추가 기능이 포함된 점을 강조했다.

가격은 안드로이드와 웹 기준 월 8500원, iOS 기준 월 1만 900원으로 책정됐다. 현재 국내 유튜브 프리미엄이 안드로이드와 웹 기준 1만 4900원, iOS 1만 9500원인 점을 감안하면 40% 이상 저렴하다.
구글은 라이트 출시일로부터 4년 동안 국내 라이트 가격 비율이 해외 주요 국가들보다 높아지지 않도록 유지하겠다고 확약했고 프리미엄 가격도 라이트 출시 이후 최소 1년간 인상하지 않기로 했다.
◈ EBS에 300억 ‘상생기금’…국내 음악 생태계 지원
또한 구글은 EBS에 300억원 규모 상생기금을 출연해 국내 음악 산업 지원 프로그램을 4년 간 독립적으로 운영하도록 했다. 구글이 직접 운영하는 방식이 아니라 EBS가 독립적으로 국내 음악 산업 지원 프로그램을 꾸리고 ‘스페이스 공감’ 라이브 공연 확대, 중단됐던 신인 발굴 프로그램 ‘헬로 루키’ 재가동 등을 추진하는 구조다.

요금제 출시 시점은 공정위 의결서가 구글에 송달된 뒤 90일 이내가 원칙이다. 구글은 조만간 일부 소비자를 대상으로 라이트를 먼저 선보이고 4~6주 시범 운영을 거친 뒤 전체 이용자에게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정위는 공정거래조정원과 함께 이행 상황을 분기별로 점검하며 국내 시장에서의 거래 질서와 소비자 선택권이 실제로 개선되는지 확인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