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마저 금값 되나…작년보다 가격 20% 올랐다는 '이 원재료' 정체

2025-11-2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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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값 폭등! 서민 간식의 위기
겨울 추억의 맛 붕어빵, 생존 위기

겨울 대표 간식 붕어빵이 서민 간식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팥을 중심으로 원재료값이 올라 3개에 2000원이던 가격이 1개당 1000원으로 뛸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붕어빵 장사 / 뉴스1
붕어빵 장사 / 뉴스1

27일 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2025년 11월 기준 국산 붉은 팥 40㎏당 중도매 가격은 74만 8789원이다. 작년 같은 시기 61만 6810원보다 20% 이상 올랐다. 3년 전 36만 4873원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폭등했다.

소매가격은 더 심각하다. 11월 기준 팥 500g당 가격은 1만 3868원이다. 지난해 1만 590원에서 1년 새 30% 넘게 상승했다. 대전의 경우 소매가가 1만 5567원을 기록하며 전월 대비 39.61%, 평년 대비 74.87% 급등했다.

팥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은 기후변화다. 팥은 7월부터 9월까지 발아기와 개화기가 중요한데 이 시기에 폭염과 가뭄, 집중호우가 겹쳤다. 올해 여름철 고온과 폭우, 병해가 동시에 발생하면서 생산량 감소 폭이 컸다.

국내 팥 재배면적은 2019년 5893헥타르에서 2023년 3690헥타르로 37% 감소했다. 생산량도 같은 기간 7102톤에서 5256톤으로 26% 줄었다. 이는 2017년 이후 최저치다.

수입산 팥을 써도 상황은 비슷하다.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국산 팥과 가격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다.

팥뿐 아니라 밀가루와 설탕, 식용유 등 붕어빵 재료 가격이 줄줄이 올랐다. 지난달 밀가루 수입가격은 ㎏당 1545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63% 증가했다. 버터는 1만 5624원으로 26.27%나 뛰었다.

설탕은 1099원으로 전년 대비 6.08% 상승했다. 식용유는 1929원으로 18.71%, 팜유는 1689원으로 19.20% 올라 제과·제빵 원가 전반에 부담이 쌓이고 있다.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붕어빵 노점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팥·밀가루·식용유 등 원자재 가격은 오르는데 가격 인상은 부담스러워 영업을 포기하는 상인이 늘고 있다. 여기에 LPG 가스비 등 부대 비용까지 상승하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유튜브, 스브스뉴스

지자체의 불법 노점 단속 강화도 한몫했다. 길거리 붕어빵 판매대 상당수가 구청 허가를 받지 않은 노점 형태로 운영됐다. 최근 단속이 강화되면서 영업을 중단하는 사례가 늘었다.

대신 편의점이 겨울 간식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GS25는 지난해 붕어빵 운영 매장을 4000곳에서 5000곳으로 25% 늘렸다. 지난 9월에는 자사 앱 내 '즉석조리식품 찾기' 전용 탭을 열어 붕어빵과 군고구마 등을 판매하는 점포를 쉽게 찾도록 했다.

CU는 군고구마 수요를 잡기 위해 예년보다 두 달 먼저 햇고구마 판매에 나섰다. CU의 군고구마 연도별 매출 신장률은 2023년 22.4%, 2024년 23.9%, 2025년(1~8월) 26.2%로 꾸준히 20%대 성장세다.

게다가 외국인 관광객들이 붕어빵을 'K-간식'으로 찾는 수요를 편의점이 흡수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변화 속에서 팥이 아닌 말차와 밤, 초콜릿 등을 속재료로 사용하는 이색 붕어빵을 내놓고 있다. 프리미엄 붕어빵으로 차별화해 가격 인상의 명분을 얻으려는 시도다.

붕어빵 장사 / 뉴스1
붕어빵 장사 / 뉴스1

붕어빵은 1930년대 일본의 도미빵이 국내에 들어온 것을 원형으로 본다. 1960년대와 70년대 밀가루가 배급되던 시절 값싸고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서민 간식으로 대중화됐다. 달콤한 팥소와 고소한 밀가루 반죽의 조화가 여러 세대를 아우르는 정서적 추억으로 자리 잡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팥을 포함한 농산물 가격 상승과 글로벌 원자재 가격 불안이 함께 겹치면서 계절 간식 물가가 전반적으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며,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home 유민재 기자 toto7429@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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