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보증수표’된 광주 직업계고, SKY 대학 안 부러운 ‘입학 전쟁’
2025-11-28 10:14
add remove print link
AI·철도 등 신산업 학과 ‘인기 폭발’…광주형 마이스터고, ‘미달 학교’를 ‘명품 학교’로 바꾸다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대학 나와도 취업 안 된다”는 말이 상식이 된 시대. 광주의 중학생들이 ‘취업 걱정 없는’ 직업계고등학교로 몰려들며, 명문대 못지않은 뜨거운 ‘입학 전쟁’을 벌이고 있다. 27일 마감된 ‘2026학년도 광주 직업계고 신입생 원서접수’ 결과, 12개 학교 모두 2년 연속 모집 정원을 가뿐히 넘어서며, ‘직업계고는 2류’라는 낡은 편견을 실력으로 완벽하게 뒤집었다.
◆1.32대 1…‘미달 사태’는 옛말, 이젠 ‘골라 간다’
올해 광주 12개 직업계고의 평균 경쟁률은 1.32대 1. 지난해(1.27대 1)보다도 더 치열해졌다. 특히, 대한민국 최고의 기술 명장을 길러내는 광주자동화설비마이스터고는 2.18대 1이라는 압도적인 경쟁률을 기록하며 그 명성을 재확인했다. 이는 더 이상 직업계고가 ‘성적이 낮은 학생들이 가는 곳’이 아닌, ‘확실한 미래를 꿈꾸는 우수한 인재들이 선택하는 곳’으로 완벽하게 탈바꿈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다.
◆‘미달 학교’의 기적…‘광주형 마이스터고’의 마법
이 극적인 반전의 중심에는, 광주시교육청이 야심 차게 추진한 ‘광주형 마이스터고’ 프로젝트가 있다. 불과 2년 전, 신입생 정원의 62.3%밖에 채우지 못했던 광주공업고등학교가 대표적인 사례다. ‘광주형 마이스터고’로 지정된 이후, 이 학교는 학급당 학생 수를 18명으로 줄여 실습 중심의 ‘소수정예’ 교육을 펼쳤고, 그 결과 지난해 1.15대 1에 이어 올해는 1.1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미달 학교’를 ‘명품 학교’로 바꾼 ‘광주형 마이스터고’의 마법이, 직업계고 전체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강력한 ‘엔진’이 된 것이다.
◆낡은 간판은 이제 그만…‘미래’를 가르치니 아이들이 왔다
아이들이 직업계고로 발길을 돌린 또 하나의 이유는, 낡은 기술 대신 ‘미래’를 가르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송원여자상업고는 내년부터 ‘송원미래인재고등학교’로 교명을 바꾸고, 유망 산업인 ‘철도전기과’를 신설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번 원서접수에서 철도전기과는, 모집 정원의 136%에 달하는 지원자가 몰리며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렸다.
◆“대한민국 직업교육, 광주가 이끌겠다”
이 밖에도, 지역의 유망 기업과 학생을 직접 연결해주는 ‘빛고을 직업교육혁신지구’ 사업과, 중학생 때부터 자신의 진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역시, 직업계고의 인기 상승에 톡톡한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이정선 교육감은 “산업의 변화에 맞춰 과감하게 학과를 개편하고,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한 혁신이, 마침내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도 지역 전략산업과 연계한 맞춤형 지원을 더욱 강화해, 광주 직업계고가 대한민국 미래 직업교육을 이끄는 ‘핵심 거점’으로 성장하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취업 한파’라는 거대한 빙하를, ‘혁신’이라는 뜨거운 용광로로 녹이고 있는 광주 직업계고. 이들의 뜨거운 도전이,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에 희망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