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장마에 무너졌다…우리나라 '황금어장'인데 어획량 급감해 난리났다는 '국민 밥도둑'

2025-11-29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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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 경매도 절반 수준으로 급감해

인천 강화도는 전남 신안, 목포와 함께 국내 3대 젓새우 산지로 꼽힌다. 잡히는 시기에 따라 5월은 '오젓', 6월은 '육젓', 9~10월은 '추젓'으로 불리며, 강화도는 이 가운데 추젓으로 유명하다.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할 만큼 명성이 높다.

강화 추젓 / 연합뉴스
강화 추젓 / 연합뉴스

강화 해역은 임진강, 예성강, 한강 등에서 유입되는 민물의 영향으로 서해 다른 해역보다 염도가 낮고, 영양염류가 풍부하다. 이런 특성이 젓새우 서식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주며 '황금어장'으로 불린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이상기후와 조업 환경 변화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어획량이 점차 줄고 있다.

젓새우 조업은 닻자망과 안강망(일명 꽁당배) 방식으로 이뤄진다. 닻자망은 그물 아래에 닻을 달아 해저에 고정시키고, 안강망은 배 뒤편에 자루 모양 그물을 설치해 조업하는 방식이다. 조류가 바뀌는 시간에 맞춰 하루 최대 4번 조업이 가능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40년 넘게 조업해온 어민 정흥래 씨는 올가을 계속된 폭우로 조업량이 크게 줄었다고 말한다. 정 씨는 "이렇게 가을에 비가 계속 온 건 처음"이라며, 염도 저하로 인해 젓새우가 먼바다로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한다. 올해 추젓 수확량은 예년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수협 경매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고 전했다.

강화 추젓 / 연합뉴스
강화 추젓 / 연합뉴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9~10월 강화도에는 27일간 비가 내려 누적 강수량이 401.1mm에 달한다. 이는 2010년 태풍 '콘파스' 이후 15년 만의 최대치다. 잦은 집중호우는 북한 황강댐 방류와 맞물려 강화 해역에 모래를 퇴적시켜 수심을 얕게 만들었다. 기존 20~30m였던 수심이 10m까지 낮아졌고, 이에 따라 조업 구역 진입조차 어려운 상황이 빈번해졌다는 게 어민들의 설명이다.

지난해 강화 해역 젓새우 어획량은 583t으로, 전년보다 712t 감소했다. 최근 10년간 가장 적은 수치다. 2015년 618t에서 2016년 1,608t으로 급증했다가 점차 하락했고, 2020년 1,709t으로 정점을 찍은 뒤 다시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어획량 감소가 단순히 날씨 때문만은 아니라고 본다. 젓새우는 1년생으로 주 산란기(7~9월)에 수온, 먹이, 염도 등 서식 조건이 맞지 않으면 개체 수가 줄 수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김정령 박사는 "폭우에 의한 담수 유입은 젓새우의 서식지를 바꾸게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국립부경대 최정화 교수는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려면 인천시나 강화군 차원의 데이터 수집과 체계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어민들은 환경 변화 외에도 조업 규제가 생계를 위협한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오전 4시부터 오후 8시까지 출입이 가능했지만, 2022년부터 일출~일몰로 제한됐다. 강화군은 어민 의견을 모아 국방부에 일출 2시간 전~일몰 2시간 후까지 조업을 허용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현행 규제로는 하루 4번 중 2번만 조업이 가능한 상황이다. 국방부는 일출 30분 전부터 일몰 30분 후까지 완화안을 제시했지만, 어민들은 실효성이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내가어촌계 박용오 계장은 "강화 어민들만 유독 강한 규제를 받고 있다"며, 내년 조업부터는 단체 행동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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