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운영하면 얼마나 벌까... 현직 카페 사장이 직접 공개한 한 달 수입
2025-12-0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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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나 차려볼까?' 무턱대고 달라들다간 큰코 다친다
부동산 효율성 개념으로 접근을... 저가커피 쏠림 심화
30일 꼬박 일하고 일 50만원 매출 한달 수익 420만원
‘카페나 차려볼까?’ 퇴직을 앞두고, 혹은 새로운 인생을 꿈꾸며 한 번쯤 떠올리는 생각이다. 향긋한 커피 향이 가득한 공간에서 손님들과 소소한 대화를 나누며 여유롭게 일하는 모습을 상상한다. 하지만 카페 창업 전문가들은 이런 환상부터 깨라고 경고한다. "밀리고 밀려서 창업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이 있다." 카페를 오픈하면 대박을 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품고 창업 시장에 뛰어드는 이들이 적지 않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동네카페 10년 살아남기'의 저자이자 2013년부터 개인 카페를 운영해온 이인구 대표는 지난해 '커픽처스'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카페 창업의 핵심은 맛이나 서비스가 아닌 '부동산'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카페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부동산"이라며 "투자 개념이 아닌 효율성 개념의 부동산"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 평균 퇴직 연령이 49.3세라는 통계를 언급하며 "밀려서 창업하는 분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는 평생 직장 개념으로 창업했다. 창업해서 재벌이 되겠다는 게 아니라 50년, 60년 뒤까지 꾸준히 할 수 있는 일로 선택했다"며 창업 철학을 밝혔다.
이 대표가 부동산을 강조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그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유를 들어 설명했다. "열심히 하면 개선되겠지만 물을 붓는 속도가 아무리 늘어나도 한번 깨진 구멍이 크면 효율성이 떨어진다. 독 밑에 깨진 부분, 물이 빠져나가는 부분을 얼마큼 작게 막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 얘기가 부동산으로 시작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출근길과 퇴근길의 차이를 예로 들었다. "출근할 때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김밥 테이크아웃 전문점이 들어가야 할 자리에 퇴근 후 술과 곁들일 족발집을 차리면 효율성이 떨어진다. 제일 큰 문제는 임대료가 똑같다는 것"이라며 "출근하는 쪽에 퇴근하는 분들이 많이 갈 수 있는 메뉴를 넣으면 효율성이 떨어지고 독 밑의 구멍이 넓어진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빨대 효과'도 언급했다. "분당 서현에서 강남까지 가는 지하철이 연장됐을 때 분당에 계신 분들이 압구정으로 갈 확률이 높을까, 압구정에 계신 분들이 분당으로 갈 확률이 높을까. 당연히 분당에서 압구정이다. 이게 냉정한 현실"이라며 "유동인구는 늘어나지만 그 유동인구는 오히려 돈을 빼가는 것이다. 이를 전문 용어로 빨대 효과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도시 상권의 높은 임대료 문제에 대해서는 실전 전략을 제시했다. "신도시 상권은 토지 용도가 상업지구로 바뀌면서 땅값이 올라가고 건축비가 올라가 분양가가 올라가니 임대료가 올라간다. 분양받은 사람들이 못 버티고 경매로 떨어지면 그때 인수하는 것"이라며 "옆 가게의 월세는 400만 원인데 내 가게는 금리가 올라가도 나가는 돈이 90만 원 정도다. 시작과 동시에 차이가 생긴다. 어떻게 나를 이길 수 있겠나"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카페 업계가 이미 자본 이득 시장으로 변했다고 진단했다. "야외에 대형 카페가 많이 생긴 것을 느끼지 않나. 잘돼서가 아니다. 보유세가 올라 땅을 갖고 있을 수 없으니 건물을 지어 드라이브스루 스타벅스를 입점시켜 팔기 쉽게 만드는 것"이라며 "영업이익이 아니라 자본 이득을 보는 업체와 개인 사업자가 경쟁하는 상황이 너무 다르다"고 지적했다. 
임차인으로 들어갈 때도 부동산 지식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재건축이 절대 안 되는 건물을 찾아 들어가면 쫓겨날 일도 없다. 건물주가 절대 안 쫓아낸다. 낡은 건물에서 재건축도 안 하니까"라며 "이런 데가 찾으면 엄청나게 많다. 공유하는 유동인구는 같은데 월세는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카페 창업 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로 화장실 정비를 꼽았다. "인테리어 예쁘게 하고 맛있게 하고 플레이팅 예쁘게 하고 인스타에 사진 올려도 화장실이 지저분하면 절대 안 간다. 인테리어 비용을 조금 줄여서 화장실을 더 깨끗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카페 창업 시장의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카페 창업, 이런 건 몰랐지?' 유튜브 채널은 지난달 '2026년 카페 창업 시장 전망 분석! 개인 카페는 어떡해야 망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란 제목의 영상에서 2025년 1분기 처음으로 커피 전문점 창업 숫자가 감소했다는 국세통계포털 자료를 소개했다.
해당 채널 운영자 전기홍씨는 "2026년은 겉으로는 성장, 속은 구조 조정이라는 흐름이 더 뚜렷해질 것"이라며 "커피 시장 자체 수요는 여전하고 오히려 더 성장하고 있지만 카페 창업 시장은 성장세가 더디거나 감소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씨는 메가커피와 컴포즈가 각각 300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하며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메가커피는 3500개가 넘었고 두 개만 해도 6500개다. 웬만한 프랜차이즈 브랜드나 개인 카페는 메가커피나 컴포즈가 생기면 폐업하는 수순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며 "이 흐름이 2026년에도 그대로 진행되거나 쏠림 현상이 더 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디야의 사례도 언급했다. "이디야가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에 PPL을 할 정도로 다급한 상황에 빠져 있다. 최근 몇 년간 이디야가 PPL 하는 경우는 거의 못 봤다"며 "폐업하는 경우도 굉장히 많고 신규 매장도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개인 카페의 생존 전략으로는 강력한 차별화 콘텐츠를 제시했다. "인스타 감성만으로는 부족하다. 디저트든, 확실한 인테리어 콘셉트든, 제품이든 최소 한 가지에라도 굉장한 강점을 가져야 소비자들의 팬덤을 이끌어낼 수 있다"며 "고만고만한 카페, 비슷비슷한 콘셉트의 카페가 되면 무조건 저가 커피나 프리미엄 브랜드한테 밀린다"고 강조했다.
정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매장을 베이글 중심으로 리뉴얼한 결과 매출이 30% 이상 올랐다고 밝혔다. "먹거리로 연계되는 아이템을 개발하고 집중적으로 판매해야 소비자들이 반복적으로 찾아오는 카페가 될 수 있다"며 "강력한 콘텐츠를 가진 개인 카페는 저가 커피 옆에 있어도 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2026년에는 창업자들의 숫자가 줄어들 것이다. 저가 커피가 많은 곳에 포진돼 들어갈 곳이 없기 때문"이라며 "준비가 안 된 사람은 절대 들어오지 말라. 내년에는 양극화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인구 대표는 영상 말미에 "한번 임대료가 정해지면 올라가는 걸 늦출 수는 있지만 내려가기는 쉽지 않다. 가급적 미리 알고 하면 좋겠다"며 "카페 창업하기 전에 부동산을 공부해야 된다는 생각을 못 하셨던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 충격을 받으시라고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실제 개인 카페의 수익은 어느 정도일까. '카페창업, 커친놈' 유튜브 채널 운영자인 김정현 원즈커피 대표는 2023년 영상에서 하루 50만 원 매출을 올리는 개인 카페의 수익 구조를 상세히 공개한 바 있다.
김 대표의 계산에 따르면 월 매출 1500만 원(하루 50만 원×30일)에서 각종 비용을 차감하면 실제 수익이 크게 줄어든다. 먼저 재료비는 27%인 405만 원이 나간다. 개인 카페는 프랜차이즈와 달리 직접 재료를 만들고 인터넷 최저가로 구매해 재료비를 낮출 수 있지만, 외주 디저트 등을 감안하면 27% 정도가 적정하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월세(150만 원)를 빼면 945만 원이 남는다. 김 대표는 "1km 반경 직장인 인구나 주거 인구가 3만 명 이상, 매장 앞 유동인구가 1일 평균 1000명 이상은 있어야 한다"며 "이런 입지는 월세가 150만 원 이상일 확률이 높다. 저렴한 월세가 답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인건비는 아르바이트를 2명 쓸 경우 월 416만 원이 소요된다. 김 대표는 "1000만 원이 넘는 매출이 나오면 파트타임 직원 없이 매출을 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전기세 35만 원(10평 기준), 수도세 15만 원, 광고료 30만 원(매출 대비 2%), 카드 수수료 6만 7000원(매출의 90%를 카드 결제, 수수료율 0.5%), 전화·인터넷·화재보험 8만 원, 세무사비 8만 원, 기타 비용 5만 원을 빼면 최종적으로 421만 5000원이 순수익으로 남는다. 이는 대표가 하루도 쉬지 않고 30일 풀로 근무했을 때의 수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