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마지막 단풍’, 청산도에 있었네~주민표 ‘단풍 소풍’에 1천 명 몰려
2025-12-02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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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통제된 3.2km 단풍 터널…느리게 걸으며 즐기는 가을의 끝자락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대한민국에서 가장 느리게, 그래서 더 애틋하게 타오르는 단풍을 만나기 위해 1천여 명의 관광객이 완도군 슬로시티 청산도를 찾았다. 지난 29일과 30일 이틀간, 주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준비한 ‘단풍길 소풍’ 행사가 열리면서, 청산도는 늦가을의 정취를 만끽하려는 상춘객들로 북적였다.
#차 없는 단풍길, ‘느림의 미학’을 선물하다
이번 행사의 무대는 슬로길 9코스에 해당하는 국화리 단풍길. 상수원 입구부터 지리 청송 해변까지 이어지는 약 3.2km의 이 길은, 행사 기간 동안 차량이 전면 통제되어 오직 사람과 단풍만이 주인공이 되는 특별한 공간으로 변신했다.
참가자들은 붉고 노랗게 물든 단풍 터널 아래를 천천히 걸으며, 자동차 소음 대신 낙엽 밟는 소리와 새소리를 배경 삼아 가을의 마지막 절정을 온몸으로 만끽했다. 길 곳곳에서는 노르딕 워킹 체험, 인생 사진 촬영, 작은 음악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져, 한 걸음 한 걸음에 즐거움을 더했다.
#주민이 차린 ‘소박한 잔치’, 지역경제 ‘활짝’
이번 행사가 더욱 특별했던 이유는, 관 주도가 아닌, 청산도 주민들이 직접 손님맞이에 나섰다는 점이다. 주민들은 정성껏 준비한 먹거리와 체험 프로그램으로 관광객들을 맞았고, 이들의 순박한 정(情)은 청산도의 아름다운 풍광과 어우러져 최고의 ‘힐링’을 선물했다.
짧은 행사 기간이었지만, 몰려든 관광객들 덕분에 섬의 숙박업소와 식당, 여객선은 모처럼 활기를 띠며 지역 경제에도 훈풍을 불어넣었다. 봄 유채꽃에 이어 청산도를 다시 찾았다는 한 관광객은 “청산도는 올 때마다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는 보물 같은 섬”이라며 “아름다운 단풍길에 주민들의 따뜻한 인심까지 더해져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단풍’이라는 새로운 보물, 청산도의 내일을 밝히다
완도군은 이번 행사의 성공을 바탕으로, 봄의 유채꽃에 버금가는 가을의 ‘단풍길’을 청산도의 새로운 대표 관광 상품으로 발굴하고 육성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하루 3시간의 짧은 행사에도 이렇게 많은 분들이 찾아주신 것은, 청산도가 가진 무한한 잠재력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웃고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사계절 아름다운 섬’ 청산도의 명성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