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까지 갈 필요 없어요”~진도 섬마을에 ‘찾아온 운전면허시험장’
2025-12-03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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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면허시험장·가족센터 ‘환상의 팀워크’…응시자 17명 전원 합격 ‘겹경사’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운전면허 필기시험을 보기 위해 새벽같이 일어나 뭍으로 나가야 했던 진도 섬마을 주민들의 오랜 불편이, 경찰과 관계기관의 ‘찾아가는 서비스’ 덕분에 말끔히 해소됐다. 시험장이 직접 섬으로 찾아오는 전례 없는 행정에, 주민들은 편리함과 고마움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강당이 곧 시험장…‘원스톱’ 면허 취득 서비스
진도경찰서 군내파출소는 지난 28일, 전남운전면허시험장, 진도군가족센터와 손잡고 진도군가족센터 강당에 ‘임시 운전면허시험장’을 차렸다. 교통안전교육부터 필기시험까지, 면허 취득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한자리에서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가 제공된 것이다.
이날 시험에는 다문화가족을 포함한 주민 17명이 응시해, 단 한 명의 탈락자도 없이 전원 합격하는 겹경사를 맞았다.
#“경찰 아저씨 고마워요”…합격자들 ‘감동’
합격의 기쁨을 맛본 베트남 출신 귀화여성 김 모 씨는 “나주에 있는 시험장까지 가려면 하루를 꼬박 길에서 버려야 해 엄두도 못 내고 있었는데, 이렇게 직접 찾아와 편하게 시험을 볼 수 있게 해줘서 너무 감사하다”며 경찰과 시험장 관계자들의 손을 잡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번 ‘찾아가는 시험장’은, 도서 지역 주민들의 무면허 운전을 예방하고 교통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한 진도경찰의 적극적인 고민에서 시작됐다.
#14년째 이어진 ‘베테랑 경찰관’의 뚝심
특히 이번 행사를 주도한 이인회 군내파출소장의 뚝심이 빛났다. 이 소장은 이미 2011년부터 진도와 조도 등 도서 지역을 돌며 ‘출장 운전면허 시험’을 추진, 지금까지 270여 명의 주민에게 합격의 기쁨을 선물한 이 분야의 ‘베테랑’이다. 그의 14년간의 묵묵한 헌신이, 섬마을 주민들의 가장 든든한 ‘안전벨트’가 되어주고 있는 셈이다.
임진영 진도경찰서장은 “도서 지역이라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주민들이 겪는 불편을 최소화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주민과 함께하는 치안 서비스’”라며, “앞으로도 주민들의 삶 가장 가까이에서, 가장 필요한 도움을 드리는 따뜻한 경찰이 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