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광주시장, 5·18 알리고 숨진 김의기 열사 추모비 앞에서 “행동하는 지성인이 민주주의 지켰다”

2025-12-03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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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특강서 12·3 불법계엄 극복 과정 공유…“청년들, 오월 DNA 이어 민주주의 완성해야”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1980년 5월, 광주가 고립되고 외로웠을 때, 서슬 퍼런 총칼의 위협 속에서도 ‘광주의 진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던졌던 김의기 열사와 같은 ‘행동하는 지식인’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있습니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2일 오후 서강대학교에서 '오월광주와 민주주의'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광주광역시 제공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2일 오후 서강대학교에서 '오월광주와 민주주의'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광주광역시 제공

불법 계엄 선포 1주년을 맞은 2일, 강기정 광주시장이 45년 전 광주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산화한 고(故) 김의기 열사의 모교인 서강대학교를 찾아, 미래 세대에게 ‘행동하는 시민’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더 단단한 민주주의’를 함께 완성해 나갈 것을 호소했다.

#“김의기 열사의 피 묻은 유인물, 광주의 손을 잡아주다”

강기정 시장은 이날 오후, ㈔김의기기념사업회의 초청으로 서강대에서 ‘오월광주와 민주주의’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펼쳤다. 강연에 앞서 강 시장은, 로욜라 동산에 있는 김의기 열사 추모비를 찾아 학생들과 함께 헌화하고, 불의에 저항했던 고인의 숭고한 뜻을 기렸다.

김의기 열사는 5·18민주화운동의 참상을 목격하고, 1980년 5월 30일 ‘동포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유인물을 뿌리며 서울 종로 기독교회관에서 투신해 항거의 불꽃이 되었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2일 오후 '오월광주와 민주주의' 특별강연에 앞서 서강대학교 로욜라 동산에서 김의기 열사 추모비에 참배하고 있다. /광주광역시 제공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2일 오후 '오월광주와 민주주의' 특별강연에 앞서 서강대학교 로욜라 동산에서 김의기 열사 추모비에 참배하고 있다. /광주광역시 제공

강 시장은 “김의기 열사처럼, 고립됐던 광주의 손을 잡아준 세상의 수많은 ‘나’들이 있었기에 5·18이 세계 속에 빛날 수 있었다”며 깊은 감사를 표했다. 그는 이어 “김의기 열사의 삶은, 민주주의가 결코 책 속에 박제된 완성형 제도가 아니라, 오늘의 우리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현재진행형 과제임을 가르쳐준다”고 강조했다.

#불법계엄 맞선 ‘오월 DNA’의 힘

강 시장은 지난해 ‘12·3 불법계엄’ 당시, 광주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청사 폐쇄 명령을 거부하고, 계엄 선포 2시간도 채 안 돼 ‘비상계엄 무효선언 연석회의’를 열 수 있었던 원동력 역시, 바로 이 ‘오월의 DNA’였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전국 최초로 이태원 ‘사고’를 ‘참사’로, ‘사망자’를 ‘희생자’로 바로 부를 수 있었던 용기, 불의에 맞서 연대하고 행동하는 힘, 이 모든 것이 5·18이 우리에게 남겨준 위대한 유산”이라고 설명했다.

#“이제는 여러분이 민주주의의 주인공”

강 시장은 ‘더 단단한 민주주의’를 위해,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계엄선포 국회 사전동의제 도입 ▲부당한 명령을 거부할 권리 입법화 등의 과제가 남아있음을 역설했다.

그는 강연에 참석한 학생들을 향해 “오늘 여러분이 김의기 선배의 뜻을 이어,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고 행동할 때,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비로소 완성될 것”이라며, 미래 세대의 적극적인 참여와 실천을 당부했다.

강연을 들은 한 학생은 “올해 5월에도 광주에 다녀왔다”며 “광주의 정신과 김의기 선배님의 뜻을 이어받아, 행동으로 실천하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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