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긴 한국이 아니다…" 동물까지 얼어 버린 '미친 추위' 온다는 이 지역
2025-12-0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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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29℃까지 내려가는 한국의 혹한지, 왜 이렇게 춥나?
12월 본격적인 겨울 한파가 시작됐다. 추운 계절, 한국에선 특히 더 추운 지역이 있다.
바로 강원도 철원군이다.
최근 유튜브 '피식대학'에 출연한 래퍼 딘딘은 군 복무를 했던 철원에 대한 에피소드를 전했다.
진행자들이 "철원이 춥다는데 어느 정도냐"라고 묻자, 딘딘은 "손발 어는 건 기본이다. 오줌 싸면 언다. 멧돼지도 얼어 있는 걸 봤다"라고 말했다.
이어 "철원의 추위는 말로 설명이 안 된다. 거긴 한국이 아니다(그 정도로 춥다는 뜻)"라며 혀를 내둘렀다.

딘딘의 발언은 과장이 아니다. 철원은 겨울이면 ‘차갑고 매서운’ 기온 탓에 많은 이들이 “한국의 혹한지”로 떠올리는 지역이다. 최근 기후 통계와 과거 관측값을 바탕으로 “철원은 얼마나 추운가”를 구체적인 숫자와 함께 살펴봤다.
◆ 전반적인 기후 특성
철원군은 내륙 깊숙이 자리 잡고 태백산맥과 인접한 지형 덕분에 뚜렷한 대륙성 기후의 특징을 보인다. 1991~2020년을 기준으로 한 평년값에서 연평균 기온은 10.3℃이며, 연교차는 약 29.7℃에 달한다. 같은 기준에서 연평균 최고기온은 8월에 28.9℃, 연평균 최저기온은 1월에 –11.8℃이다.
겨울(대체로 12월부터 다음해 2월 사이) 동안 철원의 일일 평균기온은 7℃ 이하로 유지되는 날이 많다. 특히 1월이 가장 춥고, 이달의 월평균 낮 기온은 약 1℃, 월평균 최저 기온은 약 –8℃ 수준이다. 이러한 겨울 날씨 패턴은 체감으로 “몹시 춥다”는 인식을 낳지만, 실제 통계로도 확인된다.
일상적으로, 겨울 동안 낮 최고 기온은 보통 4℃ 안팎이며, 기온이 –5℃ 아래로 떨어지는 날도 자주 있다. 반면, 낮 기온이 11℃ 이상으로 오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 밤 사이 최저 기온은 대체로 –5℃ 근처이며, 드물게 –16℃ 안팎까지 내려가는 날도 있다.
◆ 극한 한파, 과거 기록으로 보는 철원의 겨울
통계청 및 기후 연구 자료에 따르면, 철원은 과거 국내 주요 관측지 가운데 가장 낮은 최저기온 기록을 가진 곳 중 하나다. 한 연구에서는 철원 관측소의 평균 최저기온이 –15.5℃였고, 최저 관측값은 –29.2℃였음을 지적한다. 이 기록은 2001년 1월의 관측치다. 실제로 2010년 1월에는 –26.8℃까지 기록된 사례도 있다.
따라서 철원에서는 “보통 –5 ~ –10℃ 수준의 겨울”뿐 아니라, 심한 한파가 닥칠 경우 –20℃대 후반까지 기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 철원이 이렇게 추운 이유
철원의 혹독한 겨울은 단순히 위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형적으로 내륙의 분지 또는 분지에 가까운 평야 지대에 위치하면서 주변을 산지로 둘러싸여 있고, 해발 고도가 다른 평지보다 약간 높은 데다, 겨울철 북서쪽에서 내려오는 한랭한 공기의 흐름이 직접 영향을 준다. 이런 지형·기류 조건 덕분에 ‘기온이 쉽게 떨어지는 구조’가 형성된다. 이 탓에 서리가 10월 중순부터 내리기 시작해 다음해 3월까지 지속되는 경우가 반복되며, 눈도 11월 중순부터 3월까지 내리는 날이 많다.
철원 겨울의 특징은 단지 평균 기온이 낮다는 데 있지 않다. 낮은 평균 기온과 함께 큰 일교차, 그리고 때때로 나타나는 극심한 한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즉, “오늘은 –5℃, 내일은 –20℃” 같은 극한의 변동폭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런 점은 단순한 ‘겨울 추위’ 그 이상으로, 거주나 여행 계획을 세울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요소다.
그래서 철원은 겨울이면 단지 “춥다”는 느낌을 넘어, “조심해야 할 혹한지”라는 인상을 남긴다. 만약 철원을 방문하거나 머무른다면, 기온 변화의 폭과 한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준비해야 한다. 특히 –20℃대의 낮은 기온도 기록된 바 있다는 점은 체온 유지, 보온, 난방 대비 등에 신중해야 한다.
◆ 한탄강, 철원의 혹독한 추위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장소
철원의 명소 한탄강은 겨울이 되면 완전히 다른 풍경을 만든다. 강 전체가 얼어붙을 만큼 기온이 뚝 떨어지는 날이 이어지기 때문에, 물결이 흐르던 강바닥이 거대한 얼음길로 변한다. 특히 주상절리 협곡 사이로 차갑게 흐르던 물이 고요하게 얼어붙으면, 절벽과 얼음이 맞닿은 독특한 지형이 드러나 겨울철 한탄강만의 장관이 된다.
이곳의 얼음 두께는 한겨울이면 성인이 걸어 다녀도 될 만큼 단단하게 얼어붙는 날이 많아, 지역 주민뿐 아니라 전국에서 몰려온 방문객까지 겨울 산책과 포토존을 즐길 수 있다. 철원의 평균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지는 날이 많아 가능한 풍경으로, 자연이 만든 거대한 얼음 조각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한탄강 주변은 눈이 쌓이면 더욱 말 그대로 겨울왕국 분위기로 변해, 가족 단위 여행객이나 사진 애호가들이 찾아오는 대표적인 겨울 명소로 꼽힌다.
이런 기후 덕분에 지역에서는 겨울축제나 얼음 트레킹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하는데, 강을 따라 걸으며 얼음 사이로 비치는 물빛과 절벽의 형태를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어 색다른 경험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얻는다. 한탄강은 겨울뿐 아니라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지만, 철원의 특유의 추위가 만들어내는 겨울 풍경은 이 지역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매력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