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검' 떴다고 울지 마세요…연말 건강검진 결과표 제대로 보는 법
2025-12-03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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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건강검진표, 이렇게 읽어야 내 건강이 보인다
12월 연말엔 건강검진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결과지를 제대로 봐야 내 건강을 지킬 수 있다. 검진표 속 숫자 하나가 내 몸이 보내는 신호일 수 있다.
건강검진을 받고 나서 집으로 날아오는 결과표는 얼핏 보면 복잡하지만, 몇 가지 핵심 항목과 ‘정상 범위’를 알면 누구나 자신의 상태를 가늠할 수 있다.
먼저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같은 주요 수치가 어디쯤 위치하는지를 체크하고, 그 다음 간 기능·소변 검사 결과나 체질량 지수 같은 지표를 함께 보는 것이 좋다. 특히 ‘정상 / 주의 / 추가검사 권고’ 등 판정 결과를 단순히 보지 말고, 왜 그런 판정이 나왔는지 기준을 살펴보면 내 생활습관 개선 여부도 판단할 수 있다.

◆ 건강검진표, 어떤 항목이 나올까
검진표에는 기본적으로 키, 몸무게, 허리둘레, 체질량지수(BMI), 혈압, 시력이나 청력 같은 기초 신체계측 항목이 포함된다. 여기에 혈액검사(공복 혈당,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간 기능(AST/ALT 등), 혈색소), 소변검사(단백뇨, 혈뇨 여부), 흉부 X‑ray나 간혹 초음파 검사, 연령에 따라 암 검진 항목 등도 포함된다.
공복 혈당,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간 기능 수치는 건강검진표에서 가장 많이 확인하게 되는 항목이다. 공복 혈당은 아침 공복 상태에서 혈액 속 포도당 수치를 측정하는 것으로, 70~99 정도면 정상, 100~125는 주의, 126 이상이면 당뇨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콜레스테롤은 혈액 속 지방 성분을 나타내며, 총 콜레스테롤은 200 이하가 정상, LDL(나쁜 콜레스테롤)은 100~129 이하가 적정, HDL(좋은 콜레스테롤)은 40 이상이어야 한다.
중성지방은 혈액 속 지방의 한 종류로, 150 이하가 정상 범위이며, 수치가 높으면 식습관 개선과 운동이 필요하다. 간 기능은 AST, ALT라는 수치로 나타나는데, 0~40 정도가 정상으로 간 건강을 가늠할 수 있다. 수치가 높다고 해서 바로 간 질환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반복적으로 높게 나오면 생활습관을 점검하거나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 이처럼 각각의 수치를 단순히 숫자로만 보지 않고, 정상 범위와 비교하며 생활습관과 연관지어 이해하면 검진표가 내 건강을 체크하는 유용한 도구가 된다.
◆ 주요 수치, 이 정도면 괜찮을까
예를 들어 공복 혈당의 정상 범위는 70∼99 mg/dL이며, 100∼125 mg/dL는 주의 또는 공복혈당장애, 126 mg/dL 이상이면 당뇨병 의심 구간이다.
콜레스테롤 수치의 경우 전체 콜레스테롤은 200 mg/dL 미만이 정상권으로 본다. LDL(나쁜 콜레스테롤)은 일반적으로 100~129 mg/dL 이하, HDL(좋은 콜레스테롤)은 40 mg/dL 이상이 권장된다.
혈압은 수축기 혈압이 120 mmHg 미만, 이완기 혈압이 80 mmHg 미만이면 정상이다. 120~139 / 80~89는 ‘고혈압 전단계’, 140/90 이상은 고혈압 의심으로 본다.
간 기능 검사에서 AST (GOT), ALT (GPT)는 보통 0~40 U/L 정도가 정상 범위로 본다. 이 수치를 벗어나면 간 기능 저하나 간 손상 가능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 판정이 ‘주의’나 ‘재검’이라고 당황하지 마세요
검진표에서 ‘주의’ 또는 ‘추가검사 권고’가 나왔다고 해서 무조건 병이 있다는 뜻은 아니다. 수치는 때때로 일시적 변화가 있을 수 있고, 최근의 식사·수면·음주 상태, 스트레스 등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특히 처음 검진받은 사람이라면, 한 번의 결과만으로 섣불리 판단하기보다는 반복 검진을 통해 패턴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동일 항목이 여러 번 연속으로 정상 범위를 벗어난다면 그때 병원 상담을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
◆ 검진표,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검진 결과를 단순히 ‘정상/비정상’으로만 받아들이지 말고, 정상 기준과 비교해보며 생활습관을 점검하는 계기로 삼자. 예컨대 혈당이나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수치가 기준선 근처라면 식습관을 조절하고, 정기적인 운동과 체중 관리, 충분한 수분 섭취로 개선을 시도해보는 것이다. 간 수치가 약간 높게 나왔다면 음주량을 줄이고 간에 무리가 가는 생활을 피하는 게 좋다. 만약 소변 검사에서 단백뇨나 혈뇨가 나왔다면, 수분 섭취와 휴식을 충분히 하고 경과를 지켜보거나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안전하다.
건강검진표는 단지 숫자와 판정지가 아니라, 지금 내 몸 상태와 생활습관을 점검할 수 있는 지도다. 결과를 제대로 읽고 이해할 때, 비로소 검진의 의미가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