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 마음은 맑음”~34명 꼬마 시인, 세상을 향한 ‘첫 울림’

2025-12-04 02:32

add remove print link

광주학강초 4학년 학생들, 340편 담은 동시집 ‘오늘 우린 맑음’ 출간…국립중앙도서관에도 비치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철쭉을 보니 벌이 생각나 / 철쭉 꿀을 쪽쪽 빨아먹는 벌 / 그 벌을 보니 윙윙 소리가 생각나” (문주영, ‘철쭉과 벌’ 中)

사물을 바라보는 순수한 시선, 가족을 향한 꾸밈없는 사랑, 친구들과의 소소한 일상… 열한 살 꼬마 시인 34명이, 자신들만의 언어로 세상을 노래한 맑고 투명한 동시집을 세상에 내놓았다.

#34명의 작가, 340편의 ‘마음’

광주학강초등학교(교장 최제오) 4학년 학생 34명이, 1인당 10편씩 총 340편의 작품을 엮은 동시집 ‘오늘 우린 맑음’을 출간하며 ‘동시 작가’로 정식 데뷔했다.

이들은 학교의 독서·책 쓰기 동아리인 ‘동시하깡’ 소속으로, 지난 1년간 꾸준히 책을 읽고 토론하며, 자신들의 생각과 느낌을 시로 표현하는 활동을 통해 문학적 감수성을 키워왔다.

동시집에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부터 ▲사촌 동생과의 귀여운 에피소드 ▲밤하늘을 수놓은 사직타워의 풍경 ▲마음속 불안함을 솔직하게 드러낸 시까지, 아이들의 다채로운 시선이 담겨 읽는 이들에게 잔잔한 감동과 미소를 선사한다.

#“나만의 이야기를 쓰는 작가 될래요”

광주학강초는 지난 2일, 꼬마 작가들의 등단을 축하하고, 이들의 문학적 성과를 가족, 친구들과 함께 나누는 ‘출간 기념 낭송회’를 열었다.

낭송회 무대에 오른 최가은 학생은 “처음에는 시를 써본 적이 없어 막막했지만, 선생님의 도움으로 한 줄 한 줄 써 내려간 글이 모여 시집이 되었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글을 써서, 나만의 이야기를 담는 진짜 작가가 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국립도서관에 비치되는 ‘진짜’ 책

특히, 이번 동시집은 정식으로 국제표준도서번호(ISBN)를 발급받아, 국립중앙도서관에 납본·비치될 예정이어서, 학생들의 자부심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최제오 교장은 “1년 동안 꾸준히 자신과 세상을 성찰하며, 마침내 한 권의 시집을 완성해 낸 우리 어린이 시인들이 정말 자랑스럽다”며 “이번 경험을 통해, 아이들이 독서와 글쓰기의 즐거움을 깨닫고 더욱 건강하게 성장해나가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책상 앞의 작은 끄적임이, 세상을 향한 울림 있는 시가 되기까지. 34명 꼬마 시인들의 아름다운 도전이, 우리 교육 현장에 신선하고 건강한 영감을 불어넣고 있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