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인천공항사장에게 “참 말이 기십니다, 지금 다른 데 가서 노시냐” 분노
2025-12-12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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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소속 3선 국회의원 출신인 이학재 사장
이재명 대통령이 국토교통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향해 강한 어조로 질타했다.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이번 회의에서 외화 불법 반출 관련 검색 실태를 묻던 중 이 사장의 불명확한 답변이 이어지자 이 대통령은 언성을 높이며 “참 말이 기십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사장은 국민의힘 소속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윤석열 전 정부 시절 임명된 인물이다.
이날 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1만 달러 이상은 해외로 반출될 수 없는데, 수만 달러를 100달러짜리 지폐로 책갈피처럼 끼워 반출하면 적발이 불가능하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그런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이 사장은 “저희는 주로 유해 물질 검색이 주 업무지만 그런 사례를 적발해 세관에 넘겼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대통령은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외화 불법 반출을 제대로 검색하느냐는 질문”이라고 강조하면서 답변 방향을 바로잡았다.
이에 이 사장이 “세관과 협력해 단속을 진행한다”고 설명하자 이 대통령은 “100달러 지폐를 책에 숨겨도 걸리지 않을 수 있느냐는 걸 묻고 있다”면서 “가능하냐, 안 하냐는 간단한 질문인데 자꾸 엉뚱한 대답을 한다”고 질타했다.
김민석 국무총리 역시 “1만 달러 이상 반출되는 현금이 탐지 가능한지만 말하면 된다”고 거들었지만, 이 사장은 “실무 수준의 세부 사항이라 잘 모르겠다”고 답변을 피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다른 데 가서 노시냐”며 답답함을 표했고, 이어 임명 시기와 임기를 물었다. 이 사장이 “2023년 6월에 임명됐으며 임기는 3년”이라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3년이나 됐는데도 업무 파악이 그렇게 부정확하냐”고 꼬집었다.
질의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추진 중인 이집트 후르가다 공항 개발 사업의 진척 상황을 물었다. 이에 이 사장이 “수도 공항은 실무적 진척이 없다”고 답하자, 대통령은 “카이로 공항을 묻는 게 아니다”라며 즉각 반박했다. 이후 사업 관련 세부 사항을 묻기 위해 실무자를 지목했으나, 배석자가 없다는 답변에 “저보다도 아는 게 없는 것 같다. 자료에 쓰인 것 말고는 아는 게 하나도 없네요”라며 질의를 마무리했다.
회의가 종료된 뒤 이 사장은 뒤늦게 발언권을 요청해 “대통령님 말씀을 잘못 이해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책에 끼워 현금을 밀반출하는 방식은 현재 기술로는 탐지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