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근로자 인권, 우리가 지킨다”~함평 농가들, ‘자율 협의회’ 띄웠다
2025-12-04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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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번기 인력난 해소 ‘효자’…급증하는 계절근로자 인권·주거 문제, 민관이 함께 푼다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농번기 일손 부족으로 시름이 깊었던 농촌에 ‘단비’가 되고 있는 외국인 계절근로자. 하지만 그 수가 급증하면서, 이들의 인권과 주거환경, 임금 체불 등 새로운 문제들이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농가 스스로 해결하고, 더불어 잘사는 건강한 영농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전남 함평군 농민들이 자발적으로 ‘고용주 협의회’를 구성하고 나섰다.
#민관이 손잡고, ‘상생의 길’ 찾는다
함평군은 지난 3일,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고용한 농가 대표들과 군 관계자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외국인 계절근로자 고용주 협의회’를 공식 출범시켰다고 4일 밝혔다.
이 협의회는, 최근 급증하는 외국인 계절근로자와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인권 침해나 열악한 주거 환경, 언어 장벽 등의 문제에 민관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앞으로 읍·면별 농가 대표 20여 명으로 구성될 협의회는, 정기적인 회의와 간담회를 통해 ▲근로기준법 준수 및 인권 보호 방안 ▲불성실 근무나 무단이탈 예방 대책 등을 논의하며, 농가와 외국인 근로자가 서로를 존중하며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앞장설 계획이다.
#836명 시대…체계적 관리 ‘필수’
함평군의 외국인 계절근로자 수는, 2021년 단 2명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276명, 내년에는 무려 836명까지 배정이 확정될 정도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계절근로자가 농번기 인력난 해소의 ‘핵심 키’로 떠오르면서, 이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지원하는 것 또한 군의 중요한 과제가 됐다.
이에 함평군은, 이번에 출범한 고용주 협의회를 중심으로 현장 농가들의 애로사항을 꼼꼼히 수렴하고, ▲주거환경 개선 지원 ▲근로자 고충 상담 창구 마련 ▲통역 서비스 확대 등 실질적인 지원책을 통해, 농가의 경영 안정과 근로자의 인권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다는 방침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균형’”
이상익 함평군수는 “이제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우리 함평 농업 현장에서 없어서는 안 될 너무나 소중하고 중요한 인력”이라고 강조했다.
이 군수는 이어 “근로자의 인권과 복지, 그리고 농가의 경영 안정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이루며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이번에 출범한 협의회를 중심으로 농가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사람이 곧 경쟁력’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외국인 근로자 정책에서도 실천하고 있는 함평군의 의미 있는 노력이, 농촌에 건강한 상생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