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모텔서 중학생 2명 살해 후 숨진 범인, 6개월 전까지... 섬뜩한 과거

2025-12-0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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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로 5년 복역... 자세한 사건 내용도 밝혀져

3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한 모텔 앞에서 경찰이 현장을 살피고 있다. 이날 오후 해당 모텔에서 흉기 사건이 발생해 2명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되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 연합뉴스
3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한 모텔 앞에서 경찰이 현장을 살피고 있다. 이날 오후 해당 모텔에서 흉기 사건이 발생해 2명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되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 연합뉴스

경남 창원의 한 모텔에서 중학생인 10대 남녀 2명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숨진 20대 가해자 A씨가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로 수년간 복역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뉴스1이 4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A씨는 2019년 9월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2021년 7월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A씨는 19세 미만 청소년을 간음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미성년자 의제 강간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신상정보 공개와 고지 명령 5년도 함께 선고받았던 A씨는 지난 6월쯤 출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창원 모텔 사건은 A씨가 출소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누범기간에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성범죄자 알림e 누리집에 신상공개도 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경찰은 A씨가 이번 사건 범행에 앞서 흉기를 준비했던 점으로 미뤄 계획범죄에 무게를 싣고 수사하고 있다.

사건이 벌어진 모텔. / 뉴스1
사건이 벌어진 모텔. / 뉴스1

A씨는 범행 당일인 전날 오후 2시 43분쯤 모텔 인근 마트에서 흉기와 술을 구입한 뒤 오후 2시 45분쯤 모텔 객실에 투숙했다. A씨가 모텔에 투숙한 시점과 흉기를 구입한 시점이 불과 2분 차이다.

전날 오후 5시 7분쯤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소재 4층짜리 모텔에선 B양의 신고가 접수됐다. B양은 별다른 신고 내용을 알리지 않았지만 경찰은 수화기 너머로 웅성거리는 소리와 함께 "하지 마"라는 고함 소리를 들었다. 3분 뒤인 오후 5시 10분에는 C양이 112에 다시 전화를 걸어 모텔 위치를 알리고 급히 전화를 끊었다.

경찰의 공조 요청을 받은 소방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모텔 건물 앞에 A씨가 쓰러져 있었고, 3층 객실 화장실에서 B양과 D·E군 등 남녀 3명이 흉기에 찔려 쓰러진 상태로 발견됐다. 이들 4명 모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A씨와 B양, D군은 숨졌다. E군은 중상을 입고 치료 중이다. 현장엔 C양도 있었으나 A씨가 C양에겐 흉기를 휘두르지 않아 다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들은 모두 14세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사건 약 2주 전 SNS 오픈채팅방을 통해 B·C양과 알게 된 후 한 차례 만남을 가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첫 만남은 A씨 거주지에서 이뤄졌다.

범행 당일 A씨는 B양과 만나기로 했다. B·C양은 오후 4시 24분쯤 모텔 입구에서 A씨를 만나 함께 객실로 올라갔다. 객실 안에서 A씨는 "B양과 둘이 할 이야기가 있다"며 C양에게 잠시 밖으로 나가달라고 요구했다.

C양이 객실 밖으로 나왔지만 얼마 뒤 방안에서 '쿵' 하는 소리가 들리자 C양은 인근에 있던 D·E군에게 연락해 도움을 요청했다. D·E군이 객실에 들어온 후 5명은 한 객실 안에서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

이 과정에서 A씨와 10대들 간에 말다툼이 벌어졌다. 격분한 A씨가 C양에게 흉기를 겨눈 뒤 B양과 D·E군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C양은 경찰 조사에서 "A씨가 B양에게 호감이 있었는데, 사건 당일 B양에게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미리 범행을 준비한 것 같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객실 문을 두드리자 A씨는 3층 창밖으로 몸을 던진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다발성 골절 등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 중 사망했다.

경찰은 C양 진술과 휴대전화 포렌식,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 등을 통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사망했기에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불송치할 예정이라고 했다. 다만 이와 관계없이 사건 경위를 정확히 밝히기 위해 숨진 3명의 시신을 부검하고 관련자 5명의 휴대전화를 포렌식 분석하며 모텔과 주변지역 CCTV 영상을 분석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중상을 입은 E군은 1차 수술을 받은 뒤 경과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C양은 큰 충격을 받아서 명확한 진술이 어려운 상태라고 경찰은 전했다.

경남교육청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10대 청소년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은 비극적 사건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이번 사건은 청소년들이 예상치 못한 폭력에 노출돼 목숨을 잃은 매우 중대한 사회적 문제이며 교육청은 그 심각성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남교육청은 "사건 발생 직후 즉시 비상 상황 보고 체계를 가동하고 해당 교육지원청과 함께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며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며 "경찰·지자체와 함께 학생 대상 범죄 예방과 안전 보장을 위한 대책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며 숙박업소와 다중이용시설 대상 청소년 보호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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