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김치, 비닐 말고 ‘이것’ 덮어두세요…겨우내 맛이 달라집니다
2025-12-0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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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마 한 장으로 김치 맛이 달라진다
비닐 대신 다시마, 김장 보관법의 과학적 근거
12월의 초입, 영하권 강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전국 곳곳에서 김장철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한국의 김장 문화는 단순히 한 해 먹을 김치를 담그는 행위를 넘어, 계절의 시작을 알리고 공동체의 유대감을 확인하는 전통 문화로 이어져 왔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될 만큼 김장은 한국인의 생활과 정체성 속에 깊숙이 뿌리내린 존재다.

따라서 한 번 담그면 몇 달에서 길게는 1년 동안 먹는 김장 김치의 맛과 보관법은 매년 많은 이들의 관심사로 떠오른다.
하지만 김장을 직접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낀다. 배추 절이기부터 찹쌀 풀 쑤기, 양념 준비, 버무리기까지 과정 하나하나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사실을. 워낙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다 보니, “고생한 만큼 김치를 맛있게 오래 보관하는 법”에 관한 관심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올해는 특히 비닐 대신 ‘다시마’를 김치 위에 덮는 보관법이 주목받고 있다. 이미 여러 방송과 전문가들이 추천한 방식으로, 단순한 꿀팁 수준을 넘어 김치 맛을 실질적으로 바꿀 수 있는 과학적 근거까지 갖추고 있다.

■ 다시마, 김장 김치의 맛과 숙성을 바꾸는 ‘천연 이불’
다시마는 천연 감칠맛 성분인 아미노산(글루타민산)과 만니톨이 풍부한 식재료다. 건다시마 표면의 하얀 가루도 바로 이 만니톨 성분으로, 육수·국물 요리에서 감칠맛을 끌어올리는 핵심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 다시마가 김장 김치 보관에 최적화된 재료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인기를 얻었다.
방법은 간단하다. 건다시마 표면을 물수건이나 키친타월로 가볍게 닦는다. 김장 김치를 김치통에 꾹꾹 눌러 담아 공기를 최대한 제거한다. 마지막으로 김치 위에 통 다시마를 이불처럼 덮는다. 이 과정만으로 비닐을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뛰어난 보관 효과를 볼 수 있다.

● 왜 다시마가 효과적인가?
첫째, 공기 차단 효과다.
김치는 발효 식품이지만 공기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골마지(흰 막)이 생기거나 표면이 물러질 수 있다. 다시마는 적당한 무게감과 밀착성으로 김치 위에 공기를 자연스럽게 차단해 준다.
둘째, 천연 감칠맛 보강이다.
다시마의 알긴산과 만니톨 성분이 김치 표면에 스며들며 숙성 과정에 깊은 감칠맛을 더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우러나오는 ‘천연 조미료’ 효과가 김치의 풍미를 안정적으로 유지시킨다.
셋째, 배추 숨죽임 촉진이다.
다시마의 천연 점질 성분이 김치 양념과 함께 섞여 자연스럽게 숙성 속도를 조절하며 김치의 조직감과 아삭함을 오래 유지해 준다.

실제로 “한 포기씩 꺼내 먹고 나서도 다시마를 다시 덮어두면 끝까지 아삭함이 유지된다”는 경험담이 적지 않다.
■ 백종원도 인정한 방법…“다시마 하나로 김치가 달라진다”
이 보관법은 과거 MBC ‘백파더: 요리를 멈추지 마!’ 김장 특집에서도 소개된 바 있다.
백종원은 김포족(김장을 포기한 사람들)을 위해 간편한 김장 레시피를 소개하며 다시마 보관법의 장점을 강조했다.
방송에서 전한 팁은 다음과 같다. 다시마는 젖은 수건으로 가볍게 먼지만 털어낸다. 김치는 반드시 공기를 빼듯 눌러 담는다. 김치 위에 덮는 다시마는 통 크기에 맞춰 잘라 사용한다. 김치와 다시마가 닿을 때 나오는 끈적한 진액은 섞어 먹으면 감칠맛이 더 좋아진다.
전문가들은 “발효 식품은 작은 차이로도 맛과 품질이 크게 달라진다”며 다시마 보관법을 강력 추천한다.
■ 실패한 김장도 ‘심폐소생’…다시마 육수의 힘
다시마의 진가는 보관뿐 아니라 육수 단계에서도 발휘된다. 김장 김치가 싱겁거나 감칠맛이 부족한 경우, 다시마가 들어간 육수를 활용하면 맛의 깊이가 크게 달라진다.
육수를 만들 때는 다음 순서가 가장 이상적이다. 다시마를 제외한 대파, 파뿌리, 무, 멸치 또는 디포리, 건표고, 양파 등을 강불에 10분 끓인다. 중불로 줄여 15분 더 끓이며 천일염 한 큰술을 넣는다. 마지막에 다시마를 넣고 딱 5분만 더 끓인다. 오래 끓이면 텁텁해지므로 반드시 5분을 지켜야 한다.
건더기를 모두 건진 뒤 식혀 찹쌀 풀을 쑬 때 사용한다. 이 육수는 양념 속 감칠맛을 배가시키고 배추가 익어가는 과정에서 깊은 맛을 완성해 준다.

■ 비닐 대신 ‘다시마’…올해 겨울 맛이 달라지는 이유
다시마는 비닐과 달리 감칠맛 보강, 점질 성분을 통한 김치 조직 보호, 장기 숙성 안정화 등 여러 장점을 동시에 갖춘다.
김장 한번 열심히 하면 한 해의 집밥 맛이 달라진다. 그만큼 올해 김장 김치의 완성도를 높이고 싶다면, 김치 위에 한 장의 다시마를 덮는 것만으로도 결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내 손으로 담근 김치뿐 아니라 마트·온라인에서 사 온 김치에도 적용 가능하니, 겨우 맛있는 김치를 유지하고 싶은 이들에게 더없이 실용적인 방법이다. 올해 겨울, 김장 김치 위에 비닐 대신 다시마를 덮어보자. 김치의 숙성 맛, 식감, 발효 안정성까지—겨우내 ‘맛이 달라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