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튀김기 사용하다 벌어진 일... 내 팔이 이렇게 됐습니다”
2025-12-08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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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발생 시 제품을 함부로 제조사에 보내지 마세요”

"사고 7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팔을 펴기 힘들다. 다들 튀김기 조심하라는 말을 꼭 하고 싶다."
섬뜩한 화상 사진을 첨부한 게시물이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8일 올라왔다. 지난 4월 튀김기 폭발 사고로 얼굴과 팔에 심각한 화상을 입은 20대 자영업자 A씨가 게재한 경고 메시지였다. A씨 사연은 최근 SBS '사건X파일'의 보도로 알려져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긴 바 있다.
가정과 소규모 음식점에서 널리 사용되는 전기튀김기. 하지만 편리함 뒤에 숨은 위험성을 간과해선 안 된다. 사고는 2025년 4월 14일 발생했다. 남편과 함께 감자탕집을 운영하던 A씨는 어린이 메뉴용 돈가스를 튀기기 위해 전기튀김기를 사용하다 폭발 사고를 당했다.
A씨가 사용한 제품은 구매한 지 약 2개월 된 국산 전기튀김기였다. 자동 온도조절 기능과 과열 시 전원이 자동으로 차단되는 안전장치까지 갖춘 제품이었다. 어린이 메뉴용이라 사용 빈도도 많지 않았고, 편한 세척을 위해 모두 분해 가능한 제품을 선택했다.
사고 이틀 전인 4월 12일 A씨는 기름을 갈기 위해 기름을 모두 버리고 튀김기를 세척한 뒤 건조했다. 다음 날인 13일에는 물기를 닦고 새 기름을 최소 권장량보다 조금 더 많이 넣은 후 160도로 가열했다. 그런데 부글부글 끓는 이상 증세가 나타났다. 기름이 적었나 싶어 전원을 끄고 사용하지 않았다.
문제는 다음 날 발생했다. A씨는 기름을 최대량까지 맞춘 후 다시 160도로 가열했다. 혹시 모를 기름 튐을 방지하기 위해 뚜껑을 공기가 통하도록 기울여 얹어놓았다. 자동 온도조절 기능을 믿고 다른 일을 하다 돌아왔더니 기름이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바로 전원을 끄고 당황해 팔을 가져다 대는 순간 '펑!' 하는 큰 소리와 함께 폭발이 일어났다. A씨는 즉시 구급차로 병원에 이송됐다. 
A씨 진단서엔 '머리 및 목의 2도 화상, 머리, 얼굴, 목의 여러 부위 화상(심재성), 손목 및 손을 제외한 어깨와 팔의 2도 화상(심재성)'이란 병명이 적혀 있다. 심재성 2도 화상이란 진피층 깊은 곳까지 손상된 화상을 뜻한다.
A씨는 입원 후 수술 치료를 받았다. 지난 5월 작성된 향후 치료비 추정서엔 1897만원이란 액수가 적혀 있다. 수술비, 레이저 성형술, 전층피부이식술, 흉터성형술 등 여러 치료가 필요하다.
A씨가 첨부한 사진을 보면 피해 정도를 짐작할 수 있다. 심한 화상을 입은 여성의 팔꿈치 안쪽 모습이 사진에 담겼다. 회상 부위는 넓게 손상돼 붉고 거친 흉터 조직으로 변했다. 특히 팔꿈치 관절 주변은 피부가 수축해 관절 운동을 방해하는 구축성 흉터의 형태를 띤다. 흉터 주변에는 재생 과정에서 생긴 불규칙한 색상과 질감 변화가 뚜렷하게 보인다. 길게 이어진 흉터 선은 화상으로 인한 피부 손상의 심각성을 드러낸다. 
사고 당시 남편이 발목 수술로 혼자 매장을 운영하던 A씨는 사고 이후 매장 문을 열지 못했다. 수입이 끊기며 월세와 식자재 대금이 밀렸다. 병원에서 피부이식을 권유하고 있으나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없어 받지 못하고 있다.
사고 후 A씨는 튀김기 제조업체에 연락했다. 제품을 보내지 않으면 사고 보상을 진행할 수 없다기에 제품을 발송했다. 제조업체는 분해 조사 결과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불순물이 들어간 것 같다면서 보험처리가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A씨는 한국소비자원, 변호사 등에 도움을 청했다. 제조회사에 제품을 보낸 게 잘못이라는 말을 들었다. 기계에 문제가 있었더라도 회사 측에서 처치했을 것이란 말이 나왔다.
A씨는 사고 7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팔을 펴기 힘들고 통증이 계속된다고 밝혔다. 그는 "더 이상 보상을 받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며 "나 같은 일을 당하는 분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올린다"고 했다.
특히 A씨는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면 절대로 회사 측으로 보내지 말고, 차라리 언론에 먼저 공개해 도움을 받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제품에 문제가 있었더라도 제조사에 보내면 증거가 사라질 수 있다는 뼈아픈 경험에서 나온 말이다.
A씨는 "화상이 정말 고통스럽다"며 "다른 분들은 이런 고통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튀김기 사용 시 물기 제거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물과 기름이 만나면 급격한 온도 상승으로 폭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척 후에는 완전히 건조해야 하며, 기름의 양도 제조사 권장량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또한 이상 증세가 나타나면 즉시 사용을 중단하고 전문가의 점검을 받아야 한다. 무엇보다 사고 발생 시 제품을 함부로 제조사에 보내지 말고 사진과 영상으로 증거를 확보한 뒤 소비자원이나 언론에 먼저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