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하다... 옷에 생긴 '볼펜 자국', 이것만 있으면 말끔하게 지운다

2025-12-09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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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로는 절대 지울 수 없는 볼펜 자국 지우는 '구원투수'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업무를 보다가, 공부를 하다가 순간의 실수로 흰 셔츠에 볼펜 자국이 생겼다. 일반 세제로 아무리 빨아도 지워지지 않는 까만 얼룩. 이럴 때 물파스가 구원투수가 된다.

볼펜 잉크가 일반 세탁으로 지워지지 않는 이유는 그 화학적 구조 때문이다. 볼펜 잉크는 지방산과 알코올의 혼합물에 염료를 섞어 만드는 유성 잉크다. 오일이 베이스이기에 물과는 섞이지 않는 비극성 성질을 갖는다. 물과 기름이 서로 섞이지 않듯이, 극성인 물로는 비극성인 볼펜 잉크를 녹일 수 없다. 볼펜 잉크의 대부분은 알코올, 톨루엔, 벤젠 계열의 유기용제를 사용하며, 이들은 물처럼 극성이 아닌 비극성이다. 이런 비극성 잉크는 물에 거의 녹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섬유 구조에 깊숙이 침투해 고착된다.

물파스가 볼펜 자국을 지우는 원리는 간단하다. 물파스에는 소염작용을 하는 살리실산메틸뿐만 아니라 알코올 성분도 들어 있다. 이 알코올 성분이 볼펜 잉크를 분해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알코올은 볼펜 잉크와 같은 비극성 용매로, 비슷한 성질은 서로 잘 섞인다는 화학의 기본 원리에 따라 잉크를 효과적으로 녹여낸다. 알코올의 휘발성 성분은 볼펜이 지닌 색소를 파괴하는 성질을 갖고 있어 볼펜 얼룩을 휘발시켜 자국을 쉽게 없애준다.

실제로 사용하는 방법도 매우 간단하다. 먼저 바닥에 수건을 두세 번 정도 접어 깔고 깨끗한 종이타월을 올린다. 그 위에 볼펜 자국이 난 옷을 잘 펴서 올리되, 옷을 겹쳐서 놓지 말고 펜 자국이 난 부분만 수건 위에 펴 놓고 해야 옷의 다른 부분에 잉크가 이염되지 않는다. 볼펜 자국 부분 밑에 휴지를 받쳐두는 것도 중요하다. 잉크가 반대편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꼭 수건이나 흡수지를 받쳐야 한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사진.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사진.

물파스를 바를 때는 비비지 말고 꾹꾹 눌러 발라야 한다. 물파스를 비비면 잉크 자국이 옆으로 번져 오히려 잉크 자국이 생기니 조심해야 한다. 물파스를 바를 때는 살살 눌러서는 액이 잘 나오지 않으니 힘을 줘 꾹꾹 눌러줘야 한다. 물파스가 닿자마자 검은색 볼펜 자국이 파란색을 띠며 옆으로 퍼져 녹는 게 보인다. 물파스를 면봉으로 발라 톡톡 두드리면 잉크가 휴지로 스며든다.

이 과정을 두세 차례 반복하면 펜 자국이 다 지워진다. 실제 실험 결과, 볼펜이 제일 안 지워져 이 과정을 네 차례 정도 반복해야 했고 사인펜이나 매직은 두세 번 정도에 다 지워졌다. 펜 자국을 없앤 부위는 물로 헹궈 남아있는 물파스를 제거하거나, 아예 옷을 세탁기에 한 번 돌려 세탁한다. 이후 미지근한 물에 세탁하면 흔적이 거의 남지 않는다.

물파스를 사용할 때 주의할 점도 있다. 너무 많은 양의 물파스를 사용하게 되면 옷감이 상할 위험이 있으니 볼펜 자국이 생긴 부위에 꼭 적당량만 사용해야 한다. 사용하고 나서도 충분히 닦아낸 다음 옷을 이용해야 한다. 또한 물파스 특유의 냄새가 남아 있을 수 있으니 세탁 후 충분히 환기하는 것이 좋다. 가죽 소재의 경우 물파스로 지울 시 변색될 우려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옷 고유의 색까지 뺄 수 있으므로 고가 옷에는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볼펜 자국 제거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시간이다. 얼룩이 섬유에 깊게 스며들기 전, 최대한 빨리 대처해야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얼룩 부위를 문지르지 말고 휴지나 타월로 두드려 흡수하고, 알코올로 톡톡 두드려 잉크를 녹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응급조치다. 70% 소독용 에탄올을 얼룩 부위에 적용한 뒤 흡수시키고, 일반 세제와 함께 세탁하는 것이 과학적으로 검증된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물파스는 옷뿐만 아니라 벽지나 가구에 묻은 볼펜 자국도 지울 수 있다. 아이가 있는 집에선 아이가 네임펜이나 유성매직 등으로 마루나 거실 벽에 낙서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물파스로 얼룩 위를 톡톡 두드린 다음 깨끗한 천으로 닦아내면 흔적을 없앨 수 있다. 벽지의 경우 종이 벽지라면 벗겨질 위험이 있으니 물파스를 톡톡 적셔서 마른걸레로 닦으면 지워진다.

물파스가 없다면 소독용 알코올이나 손 소독제를 사용해도 된다. 요즘엔 살균하는 데 많이 쓰이는 일회용 알코올 스왑을 휴대폰 등 물로 세척할 수 없는 물건을 소독하기 위해 비치해 두는 사람이 많다. 알코올 스왑은 볼펜 자국을 제거하는 데도 유용하게 사용된다. 오염된 부분을 쓱 문지르면 볼펜 자국이 깨끗하게 지워지니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손 소독제만 발라주면 하루 내내 말라버린 볼펜 잉크 자국도 금세 새것처럼 깨끗해진다.

잉크가 마르기 전과 마른 후의 제거 난이도는 하늘과 땅 차이다. 마르기 전이라면 즉시 응급조치를 시행하자. 얼룩 부위를 문지르지 말 것, 휴지나 키친타월로 잉크를 최대한 닦아낼 것, 알코올을 바를 것, 뒤에 흰 수건을 받쳐놓을 것. 이 네 가지만 지켜도 볼펜 자국 제거는 훨씬 쉬워진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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