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원했는데 이제야…17년 만에 오늘 개통된 서울의 '이 횡단보도'

2025-12-09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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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간 숙원사업이었던 횡단보도 신설, 9일 전방향 개통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사거리에 전방향 횡단보도가 오늘(9일) 개통됐다. 2008년 추진이 시작된 지 17년 만이다.

서초구 고속터미널사거리 횡단보도 자료 사진
서초구 고속터미널사거리 횡단보도 자료 사진

이날 개통한 횡단보도는 사거리 네 방향을 모두 연결하는 □자형 구조다. 기존에는 북쪽과 서쪽 방향으로만 건널 수 있었고, 남쪽과 동쪽으로 이동하려면 지하 통로를 이용해야 했다.

17년간 해결 못 한 이유는?

횡단보도 설치는 2008년부터 지역 주민들의 요구사항이었다. 그러나 고속터미널역 지하상가인 고투몰 상인들이 강하게 반대했다. 지상에 횡단보도가 생기면 지하상가를 지나는 유동인구가 줄어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주민들은 그동안 사거리를 건너기 위해 고투몰 지하상가나 반포대로 지하보도를 통해 우회해야 했다. 특히 고속터미널역에서 한강공원이나 반포자이 아파트로 가려면 10분 이상이 소요됐다.

관광특구 지정으로 합의 이끌어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상인들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었다. 전 구청장은 지난해 6월 인터뷰에서 "모든 부서에 지하상가 상인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해 드리라고 했다"며 "상인들이 가장 많이 바랐던 게 바로 관광특구 지정이었다"고 밝혔다.

구청은 '고터·세빛 관광특구' 지정 등 상생 방안을 제시하며 상인들을 설득했고, 서울시와 경찰청의 협조를 받아 행정 절차를 완료했다.

횡단보도 건너는 시민들 자료 사진 / 뉴스1
횡단보도 건너는 시민들 자료 사진 / 뉴스1

보행 편의 대폭 개선 기대

이번 횡단보도 개통으로 보행자들은 더 이상 지하로 내려가지 않고 지상에서 직선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됐다. 이동 시간이 크게 줄어들고 무단횡단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고속터미널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의 이동 편의도 높아질 전망이다. 관광특구 활성화 효과도 기대된다.

전성수 구청장은 취임 후 여러 곳에서 횡단보도 신설을 추진해왔다. 2022년 서초역사거리 대법원 법원등기소 방면, 2024년 1월 교대역 13~14번 출구 앞, 2월 반포대로~한강공원 진입로에 횡단보도를 개통했다. 같은 해 3월에는 국악고 사거리에 24년간 있던 논현보도육교를 철거하고 횡단보도 설치를 확정했다.

서초역사거리 횡단보도 / 서울 서초구 제공
서초역사거리 횡단보도 / 서울 서초구 제공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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