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실패 딛고 10년 만에 재도전…'이것' 위해 국내 기업과 손잡았다
2025-12-10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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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제미나이 탑재한 AI 안경 내년 출시
빅테크 AI 웨어러블 기기 경쟁 치열
구글이 10여 년 만에 ‘스마트 안경’ 시장에 다시 뛰어들었다.

구글은 자사 인공지능(AI) 모델인 제미나이를 탑재한 신규 스마트 안경을 내년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제품은 ‘오디오형’ 스마트 안경으로, 디스플레이 없이 음성 기능에 집중한 모델이다. 사용자가 안경을 쓴 상태에서 음성으로 제미나이 AI 어시스턴트를 호출해 유튜브 음악 재생을 요청하거나 제미나이와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구글은 렌즈에 정보를 띄우는 ‘디스플레이형’ 스마트 안경도 개발 중이다. 안경 화면을 통해 길 안내나 실시간 번역 등 시각적 정보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자동차 유리에 정보를 띄우는 HUD(헤드업 디스플레이)처럼 렌즈 위에 정보를 띄운다. 이 안경들은 모두 구글의 헤드셋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XR 기반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구글은 하드웨어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삼성과의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와 센서 기술을 제공하며, 안경 브랜드인 젠틀몬스터와 워비파커가 디자인 및 착용감을 담당한다. 실제 안경처럼 편안한 착용감과 디자인을 구현하는 것이다.

앞서 구글은 2013년에 스마트 안경 ‘구글 글라스’를 출시했지만 투박한 디자인과 사생활 침해 논란 등으로 시장에서 큰 반응을 얻지 못해 2년 만에 철수한 바 있다. 이후 10여 년이 지난 올해 5월 개발자 회의에서 스마트 안경 사업 재개를 알리며 다시 시장에 뛰어들었다. 구글은 지도, 유튜브, 제미나이 등 '구글 생태계'의 결합을 최대 무기로 내세웠다. 길 찾기와 번역 같은 실사용 기능을 강화하며 ‘일상형’ 스마트글라스라는 입지를 노리고 있다.
다만, 구글이 실패를 맛봤던 10년 전보다 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시장에 복귀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주요 빅테크들은 스마트폰을 잇는 차세대 웨어러블 기기로 스마트 안경을 주목하고 있다. 안경은 일상적으로 착용하는 기기 중 눈과 귀에 가장 밀착돼 있어 오디오와 비디오를 동시에 전달하기에 유리하다.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는 AI의 시각·청각 지능을 가장 효과적으로 구현해 볼 수 있는 하드웨어라는 점에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AI 안경에서 가장 앞선 곳은 메타다. 메타는 레이밴 브랜드와 협력해 AI 안경을 판매하고 있으며 누적 판매량이 200만 대 이상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고급 모델을 출시했다. 메타는 프리미엄 제품 외에도 저렴한 가격대의 제품군으로 라인업을 확장하면서 점유율을 넓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의 알리바바도 최근 스마트 안경 ‘쿼크 AI’를 내놓은 바 있다. 이처럼 주요 빅테크들이 AI를 하드웨어에 탑재해 성능을 내고 사용자 규모를 대폭 확대하기 위해 기기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