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FIFA '내년 월드컵에 축구 규정 싹 바뀐다'
2025-12-10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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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건강 최우선, 월드컵 역사 첫 수분 공급 휴식 도입
북중미 극한 날씨 대비, 경기마다 3분 의무 휴식 시행
국제축구연맹(FIFA)이 2026 북중미 월드컵부터 경기 중 휴식 시간을 새롭게 도입한다. 전·후반 각 3분씩 선수들이 수분을 보충하고 숨을 돌릴 수 있는 '수분 공급 휴식(Hydration Break)'이 모든 경기에 적용되는 것이다. 경기 중간에 휴식 시간을 의무적으로 부여하는 규칙은 축구 역사상 처음이다.

FIFA는 지난 9일(한국 시각) 공식 채널을 통해 캐나다·미국·멕시코 3개국에서 열리는 내년 대회의 전 경기에서 이 제도를 시행한다고 공지했다. 이는 선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결정이며, 월드컵 대회 사상 처음 시도되는 방식이다.
2026 북중미 대회 최고운영책임자 마놀로 주비리아도 워싱턴DC에서 열린 세계방송사총회에서 "경기 장소와 지붕 유무, 기온에 상관없이 모든 경기의 전반전과 후반전마다 3분간의 수분 보충 휴식 시간이 주어진다"고 말했다.
새 규정은 기존 쿨링 브레이크와 결이 다르다. 클럽 월드컵 등에서 운영됐던 쿨링 브레이크는 섭씨 32도 이상의 폭염이 30분 넘게 이어질 때만 허용됐다.
하지만 이번 수분 공급 휴식은 온도나 습도, 실내외 여부와 무관하게 획일적으로 적용된다. 주심이 전반 22분과 후반 22분 즈음 경기를 멈춘다. 양 팀 선수들은 3분간 벤치로 이동해 음료를 마시며 회복할 수 있다. 다만 20분 전후에 부상으로 이미 경기가 멈췄다면 주심 판단에 따라 시간대를 조정할 여지도 있다.
이 조치가 나온 배경에는 북중미 지역의 여름 날씨가 있다. 대회가 열리는 16개 경기장 가운데 10곳은 극심한 더위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6~7월에 치러지는 대회 일정상 고온뿐 아니라 산불과 허리케인 영향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올여름 미국에서 진행된 FIFA 클럽 월드컵 당시에도 무더위로 인한 불만이 쏟아진 적 있다. 토마스 투헬 잉글랜드 감독은 북중미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교체 선수들을 라커룸에 대기시킬 수도 있다고도 말했다. 이는 경기장 벤치의 열기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방증한다.

휴식 시간을 통해 감독들은 전술 조정과 지시 전달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쿨링 브레이크나 드링크 브레이크에서도 많은 지도자들이 이 시간을 적극 이용해 경기 흐름을 바꿔왔다.
선수들 입장에서는 탈수 방지와 체온 조절로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이점이 크다. 팬들과 중계 관계자들도 경기 중단 시점이 명확해져 일정 예측이 쉬워진다는 반응이다.
다만 실제 경기 시간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카타르 대회처럼 추가시간이 길어지는 추세에 6분의 휴식까지 더해지면 경기가 100분을 훌쩍 넘길 가능성도 충분하다.
FIFA는 내년 대회에서 전례 없는 변화들을 예고하고 있다. 3개국 공동 개최인 만큼 개회식도 세 차례 마련된다. 내년 6월 12일 멕시코시티를 시작으로 13일 토론토와 로스앤젤레스에서 각각 개막 행사가 열린다.
결승전에서는 하프타임 쇼가 월드컵 역사상 최초로 펼쳐진다. 7월 20일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치러지는 최종전에서 전통 폐회식과 함께 새로운 볼거리가 제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