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최악이다… 건설사 3000곳 문 닫게 만든 '이것'

2025-12-1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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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미분양, 2013년 이후 12년 만에 최대치 기록

준공 후에도 팔리지 않는 이른바 '악성 미분양' 주택이 12년 만에 처음으로 2만8000호를 돌파한 가운데, 건설업계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및 주택 단지. / 뉴스1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및 주택 단지. / 뉴스1

지난 10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전월 대비 3.5% 증가한 6만9069호로 집계됐다.

지난 3월 미분양 주택이 7만 가구 아래로 내려온 이후 7월 6만2244가구까지 감소세를 보였지만, △지난 9월 6만6762호 △지난 10월 6만9069호로 석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악성 미분양' 주택은 2만8080호로 2013년 1월(2만8248호) 이후 1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75%에 해당하는 5만1518가구가 지방에 위치했다.

아파트 건설 현장의 모습.  / 연합뉴스
아파트 건설 현장의 모습. / 연합뉴스

◈ 분양 지연으로… 지난해 폐업 '건설사' 3000곳 돌파

이러한 가운데, 올해 3분기 등록이 말소되거나 폐업한 종합·전문건설사는 767곳으로 집계됐다. 지난 9일 건설산업정보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사라진 건설사만 2301곳에 달한다. 지난해 건설사 3072곳이 문을 닫으며 8년 만에 폐업 건설사 3000곳을 넘어선 바 있다.

미분양이 누적되면서 건설사들의 재무 부담도 심각해지고 있다. 분양 지연으로 공사비를 회수하지 못하면 건설사의 금융비용이 늘어나고, 결국 이를 버티지 못해 문을 닫게 되는 셈이다.

◈ 신규 물량도 미분양으로 속속 전환

지방에서는 '악성 미분양'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신규 분양 물량도 미분양으로 전환되면서 분양 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0월 지방에서 청약을 접수한 단지 중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곳은 대전 '도룡자이 라피크'가 유일하다. 2022년 10월 분양한 충남 내포신도시 한 단지는 미분양 여파로 시공사의 차입금 의존도가 80% 가까이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 ‘천안 휴먼빌 퍼스트시티’는 1222가구 모집에 단 72명이 청약해 1순위 경쟁률이 0.06대 1로 사실상 미달됐고, 경북 영주 '효성해링턴플레이스영주더리버'(0.7대 1), 경북 김천 '김천혁신도시동일하이빌파크레인'(0.47대 1), 부산 동래구 ‘해링턴플레이스 명륜역’(0.40대 1), 전남 여수 ‘효성해링턴 플레이스 여수’(0.11대 1), 부산 사상구 ‘더파크 비스타동원’(0.09대 1) 등 모두 저조한 경쟁률을 보였다.

부산 수영구와 해운대구 일대 아파트와 고층빌딩 모습.  / 연합뉴스
부산 수영구와 해운대구 일대 아파트와 고층빌딩 모습. / 연합뉴스

◈ 서울과 지방 양극화 확대

앞서 지난 8월 정부가 '지방중심 건설투자 보강방안'을 통해 미분양 주택 매입시 세제 혜택 강화 등을 발표했지만, 미분양 주택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여기에 대출규제 강화 등 수요억제책이 잇따라 나오면서 서울과 지방 간 주택가격 양극화도 더욱 확대되는 모습이다.

주택업계에서는 당분간 미분양 주택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이 주택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이달 미분양물량 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3.1포인트(p) 상승한 101.6으로 나타났다.

미분양물량 전망지수는 지난 6월 103.3에서 지수가 하락하기 시작해 10월에는 89.6까지 떨어졌지만, 지난달 98.5으로 상승했고, 이달에는 101.6을 기록하며 6개월만에 기준선(100.0)을 상회했다.

home 이서희 기자 sh0302@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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