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떠나는 린가드 결국 오열했다…“심판이 일부러 분노 조장”

2025-12-1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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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K리그 마무리한 린가드, 눈물의 송별식과 쓴소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신 스타 제시 린가드가 2년간의 한국 생활을 마무리하며 눈물을 흘렸다.

FC서울 마지막 경기에서의 제시 린가드 / 연합뉴스
FC서울 마지막 경기에서의 제시 린가드 / 연합뉴스

지난 10일 린가드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멜버른 시티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6차전에서 전반 31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린가드의 골로 FC서울은 1대1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린가드는 이날 주장 완장을 차고 풀타임을 소화하며 한국에서의 마지막 경기를 의미 있게 장식했다. 경기가 끝나자 그는 팀 동료 야잔의 품에 안겨 어린 아이처럼 오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린가드는 경기 후 환송 행사에서도 눈물을 흘렸다. 그는 "내 커리어에 있어서 너무나 환상적인 2년이었다"며 "선수로서 너무나 많이 발전했다고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구단에서 만난 스태프, 선수, 코치진, 팬들과 형성된 감정적인 부분이 많이 올라와서 자연스럽게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는 K리그의 개선점을 묻는 질문에 예리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경기장 상태를 먼저 지적했다.

린가드는 "가장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경기장 피치 상태가 개선돼야 한다는 점"이라며 "영국이나 유럽은 그라운드 밑에 히팅 시스템이 있어서 눈이 와도 훈련이나 경기에 지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눈이 많이 온 상황에서 히팅 시스템이 없어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린가드의 가장 날카로운 지적은 심판에 집중됐다. 그는 "심판들은 반드시 발전이 필요하다"며 본론을 꺼냈다. "저는 심판들과 어떤 문제가 있는 스타일은 아니다. 하지만 시즌을 치르면서 심판들이 일부러 분노를 조장한다는 느낌을 받는 경기들이 많이 있었다"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이어 "특정 심판이 아니라 대체적으로 심판들이 경기 운영에 있어서 감정적으로 조절하기 힘들 정도로 경기를 운영하는 부분들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훈련장 시설, 잔디, 경기장의 잔디 상태는 시간이 지나면서 좋아져야 한다"며 "개인적으로 심판적인 부분은 반드시 크게 발전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고별전에서 골 넣은 린가드 / 연합뉴스
고별전에서 골 넣은 린가드 / 연합뉴스

FC서울 마지막 경기에서의 제시 린가드 / 연합뉴스
FC서울 마지막 경기에서의 제시 린가드 / 연합뉴스

FC서울 팬 '수호신'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린가드는 "우리가 작년에 홈 5연패를 할 때 쉽지 않은 순간이었다"며 "쉽지 않았을 텐데 팬들이 너무 멋지게 응원해 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시즌에 팬들이 화내고 야유하기도 했지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서울은 매번 이겨야 하는 팀"이라며 "수호신은 K리그 최고의 팬"이라고 치켜세웠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잉글랜드 대표팀 출신인 린가드는 지난해 2월 FC서울에 전격 합류하며 K리그 역사상 최고 네임밸류의 외국인 선수로 주목받았다.

그는 2024시즌 26경기 6골 3도움, 2025시즌 34경기 10골 4도움을 기록하며 서울의 주축 선수로 활약했다.

김기동 감독은 린가드와의 2년에 대해 "한국 선수와는 다르게 많이 피곤했다"며 "문제가 생기면 언제나 내 방에 찾아와서 전술적인 문제를 논의하고 상의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때로 선발에 넣지 않았을 때 '내가 왜 이런 중요한 경기에 출전을 안 하냐'고 따지기도 했다"며 "떠나면 아쉬울 것 같다"고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린가드가 떠나며 남긴 쓴소리는 K리그에 대한 애정의 표현이었다. 2년간 K리그를 경험한 세계적 스타의 조언은 한국 축구가 귀담아들어야 할 목소리로 남았다.

home 유민재 기자 toto7429@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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