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년 금융 역사 품었다…우리은행 '우리1899' 개관

2025-12-11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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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만에 전면 리뉴얼…문화·휴식 공간으로 재탄생

최근 금융권이 고객과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는 가운데 우리은행이 본점 지하에 126년 금융 역사를 품은 새로운 전시관을 열어 주목된다. 1899년 대한천일은행에서 시작된 은행의 뿌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간으로, 금융 자료를 단순히 진열하는 수준을 넘어 문화 향유의 장으로 확장하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왼쪽에서 두번째부터)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이정섭 우리은행 상무, 고 박경리 작가의 외손자인 토지문화재단 김세희 이사장,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우리1899'에서 서울시 지정문화재인 ‘대한천일은행 창립청원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우리금융그룹 제공
(왼쪽에서 두번째부터)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이정섭 우리은행 상무, 고 박경리 작가의 외손자인 토지문화재단 김세희 이사장,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우리1899'에서 서울시 지정문화재인 ‘대한천일은행 창립청원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우리금융그룹 제공

우리은행은 서울 중구 본점 지하 1층 전시관을 전면 개편해 ‘우리1899’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선보였다. 2004년 국내 최초 은행사 전문박물관으로 처음 문을 연 이후 21년 만의 대규모 리뉴얼이다. 명칭은 임직원 투표를 반영해 ‘우리’와 대한천일은행 창립 연도 ‘1899년’을 결합한 것으로 정해졌다.

새 역사관은 내부 벽체를 대폭 허물어 개방형 관람 동선을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중앙에는 360도 LED 조형물 ‘우리타임스피어’를 설치해 시각적인 몰입도와 이색적인 볼거리를 더했다. 관람객은 공간 곳곳을 자유롭게 이동하며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스토리를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시장 역사관 내부에는 서울시 지정문화재인 ‘대한천일은행 창립청원서’가 공개됐다. 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은행 건물로 알려진 ‘광통관(현 우리은행 종로금융센터)’을 재현한 조형물도 전시돼 당시 금융사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특별 사료 전시도 눈길을 끈다. 소설 ‘토지’의 저자 박경리 작가가 1954년 옛 상업은행(현 우리은행)에서 근무했던 기록과 당시 사보에 실린 글을 함께 소개해, 문학과 금융이 교차하는 흥미로운 역사의 한 장면을 보여준다. 이 밖에 세계 각국 저금통을 모은 전시 코너, 금융·역사·문화 서적을 구비한 ‘오픈형 라이브러리’도 조성해 가족 단위 방문객의 휴식 공간으로 꾸몄다.

우리은행(은행장 정진완)은 서울 중구 본점 지하 1층에 126년 금융 역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전시 공간 ‘우리1899’를 개관했다.    (왼쪽부터) 고 박경리 작가의 외손자인 토지문화재단 김세희 이사장,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이정섭 우리은행 상무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우리금융그룹 제공
우리은행(은행장 정진완)은 서울 중구 본점 지하 1층에 126년 금융 역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전시 공간 ‘우리1899’를 개관했다. (왼쪽부터) 고 박경리 작가의 외손자인 토지문화재단 김세희 이사장,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이정섭 우리은행 상무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우리금융그룹 제공

지난 11일 열린 개관 행사에는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정진완 우리은행장을 비롯해 박경리 작가의 후손인 김세희 토지문화재단 이사장이 참석했다. 또한 이날 우리은행은 소아암 환아 15명을 ‘1호 관람객’으로 초청하고, ‘위비산타의 따뜻한 크리스마스 선물’ 행사를 함께 진행했다. 김세희 이사장은 박경리 작가의 동화책을 아이들에게 직접 전달하며 뜻깊은 의미를 더했다.

임 회장은 “우리1899가 대중에게 사랑받는 열린 문화공간이 되길 바란다”며 “오늘이 아이들에게 따뜻한 기억이자 금융의 가치를 새롭게 접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우리1899’는 일요일을 제외한 월~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누구나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첫 번째 기획전으로는 ‘제28회 우리은행 미술대회 우리아트콘’ 동상 이상 수상작 62점이 12월 12일부터 20일까지 전시될 예정이다.

금융사 전시 공간이 고객 경험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우리은행의 이번 ‘우리1899’ 개관이 어떤 반응을 이끌어갈지 관심이 모인다.

home 오예인 기자 yein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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