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결산']김병기 부산상수도사업본부장, ‘조용한 리더십’으로 도시의 생명선을 지키다
2025-12-12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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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는 말이 없어야 한다”
- “눈에 띄는 성과보다 사고 없는 하루가 목표였다”
- ‘마실 수 있는 수돗물’보다 ‘믿을 수 있는 수돗물’

[전국=위키트리 최학봉 선임기자] 부산의 수돗물은 하루도 멈출 수 없다. 시민 330만 명의 일상은 수도꼭지를 트는 순간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2025년 부산광역시 상수도사업본부를 관통한 키워드는 화려한 성과가 아닌 ‘사고 없는 하루’였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김병기 본부장의 리더십이 있었다.
■ “눈에 띄는 성과보다 사고 없는 하루가 목표였다”
김병기 본부장의 리더십은 취임 이후 줄곧 일관됐다. 대규모 신규 사업이나 보여주기식 정책보다, 노후 관로·정수장·관망 관리라는 가장 기본적인 영역에 조직 역량을 집중시켰다.
내부에서는 “결재선이 짧아졌고, 현장 판단이 빨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소해 보이는 누수 신고, 반복되는 민원 구간, 오래된 설비 하나까지 직접 점검 대상에 올리며 ‘위험을 미리 없애는 행정’을 강조했다.
■ 관료적 보고보다 현장 우선… 의사결정 구조 변화
2025년 상수도사업본부 내부에서 가장 큰 변화는 보고 방식의 변화였다. 단순 성과 보고보다 “문제가 무엇인지, 언제 터질 수 있는지”를 먼저 묻는 회의 문화가 자리 잡았다.
김 본부장은 “수도 행정은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며, 사후 수습보다 사전 차단을 핵심 원칙으로 삼았다. 이로 인해 노후 상수관 정비, 수질 이상 감지, 단수 사고 예방 체계가 보다 촘촘해졌다는 평가다.
■ ‘마실 수 있는 수돗물’보다 ‘믿을 수 있는 수돗물’
김 본부장이 가장 강조한 대목은 수돗물에 대한 시민 신뢰다. 단순히 수질 기준을 충족하는 것을 넘어, 시민이 의심하지 않는 물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는 점을 반복적으로 강조해왔다.
이를 위해 수질 관리 기준을 내부적으로 한 단계 더 높이고, 이상 징후 발생 시 은폐 없는 즉각 보고 체계를 명확히 했다. 한 관계자는 “문제가 생기면 덮기보다 드러내고 고치자는 분위기가 정착됐다”고 전했다.
■ 디지털은 수단, 목적은 안정성
2025년 상수도사업본부가 추진한 디지털 물관리 전환 역시 기술 과시가 아닌 안전 확보에 초점이 맞춰졌다. 관망 데이터, 수압·수량 정보, 설비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사고 발생 가능성을 먼저 읽는 체계를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
김 본부장은 “기술은 도구일 뿐, 시민이 물 걱정을 하지 않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디지털 사업의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
■ 리더십의 성과는 ‘사고가 없었다는 사실’
2025년 부산 상수도는 대형 수질 사고나 광범위한 단수 사태 없이 한 해를 마무리했다. 이 성과는 통계보다 ‘뉴스가 되지 않았다는 사실’로 증명된다.
김 본부장의 리더십은 강한 메시지보다 조용한 관리, 빠른 판단, 현장 존중으로 요약된다. 공공기관의 존재 이유를 가장 기본적인 영역에서 실천해 보였다는 점에서, 2025년 부산 상수도는 리더십 결산의 모범 사례로 남는다.
■ “화려함보다 기본”… 공공기관 본연의 역할에 충실
2025년 부산 상수도의 성과는 대규모 홍보 사업이나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노후 시설 개선, 안전 확보, 시민 신뢰 회복이라는 공공기관의 본질에 집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김 본부장은 “수돗물은 시민이 의식하지 않아도 안정적으로 공급돼야 하는 공공재”라며 “2026년 이후에도 지속 가능한 물 관리 체계를 흔들림 없이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