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이다…자율보다 수직적 기업 문화 선호한다는 MZ 신입, 이유는?
2025-12-13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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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소설닷컴, 취준생 1038명 조사
기업의 ‘체계적 업무’ 중요시
자유로운 기업 문화를 중요시하는 것으로 알려진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참여한 조사에서 의외의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구직 성향 조사에서 취업준비생 10명 중 9명이 ‘체계적이고 수직적인 대기업 문화’를 선호한다는 응답을 보였다.

리멤버앤컴퍼니가 운영하는 국내 신입 채용 플랫폼 자소설닷컴이 지난 11일 취준생 1038명을 대상으로 ‘구직 성향 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공개했다. 그간 MZ세대는 기성세대에 비해 자율성과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우선한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막상 응답 결과는 달랐다. 자소설닷컴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89.8%가 선호하는 기업 문화를 묻자 '체계적이지만 다소 수직적인 대기업 문화'이라고 답했다.
이러한 답변은 신입 구직자들이 자율보다는 체계적인 기업 문화와 시스템 아래에서 확실한 직무 전문성을 쌓는 것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안정적인 환경 속에서의 성장을 추구하는 구직자들이 업무를 지도해 줄 선배와 명확한 매뉴얼이 갖춰진 환경이 성장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반면 '자율적이지만 모든 것을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스타트업 문화'를 꼽은 응답은 10.2%에 불과했다. 막연한 자율이 자칫 방임이 될 수 있는 환경보다는 검증된 시스템에서 시행착오를 줄이고, 직무 전문성을 효과적으로 기르고자 하는 실리적 선택이 응답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성장 방식에 있어서도 ‘직무 전문성’을 지향하는 점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선호하는 성장 환경’을 묻는 항목에서 59%가 '나의 직무만 깊게 파고들 수 있는 단일 직무 집중형'을 꼽았다. 다양한 부서의 업무를 거치며 ‘제너럴리스트’로 성장하는 것보다는 특정 직무를 깊게 파고들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태도가 더 우선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자소설닷컴은 "과거 다양한 부서에서의 경험을 통해 제너럴리스트로 성장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겼던 것과는 확연히 대조적인 양상"이라며 "입사 초기부터 확실한 전문성을 길러 대체 불가능한 인재가 되고자 하는 요즘 세대의 태도가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최근 기업들이 직무 중심 전문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과 맞물려 있는 흐름이다.
또한 더 이상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진 현실도 응답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직이 보편화된 고용 환경에서 구직자들이 개인의 직무 경쟁력과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불확실한 미래에 취할 수 있는 확실한 생존 전략으로 판단된 것이다.
이선정 리멤버앤컴퍼니 자소설마케팅 팀장은 “이번 조사는 MZ세대 구직자들이 그들의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가장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을 찾는 '전략적 세대'임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결과는 채용 시장에서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기업이 단순히 ‘자율’과 ‘수평’을 내세우는 문화적 슬로건보다, 구성원의 성장 경로를 구체적으로 그릴 수 있는 교육 체계와 직무 설계를 제시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음을 살펴야 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업무 로드맵과 구성원들의 명확한 성장 가능성을 보일 수 있는 기업들이 구직자들의 지속적인 선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