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개 간 맞출 때 이거 하나면 끝…조미료 없이 감칠맛 폭발합니다

2025-12-14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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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조미료 없이 깊은 맛을 내는 비결

찌개를 끓이다 보면 가장 어렵고도 민감한 순간이 있다. 바로 ‘간 맞추기’다. 소금이나 국간장, 된장, 멸치액젓 등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최근에는 다시 한 번 새우젓의 쓰임이 조명받고 있다. 화학조미료 없이도 깊고 자연스러운 맛을 내주는 ‘조미료 대체재’로, 특히 찌개 요리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순두부찌개 자료사진 / mujijoa79-shutterstock.com
순두부찌개 자료사진 / mujijoa79-shutterstock.com

간을 맞출 때 새우젓을 넣으면 단순한 짠맛만이 아닌, 은은하면서도 깊은 감칠맛이 올라온다. 이 감칠맛의 정체는 ‘글루탐산’이다. 새우젓은 자연 발효 과정을 통해 다양한 아미노산이 생성되는데, 이 중 글루탐산은 우리가 흔히 ‘우마미’라 부르는 감칠맛을 담당한다. 자연에서 얻는 이 아미노산 덕분에 별도의 조미료 없이도 음식의 풍미가 확연히 살아난다.

왜 새우젓인가?

새우젓은 이름 그대로 작은 새우, 주로 ‘오젓’이라 불리는 육젓 계열의 새우를 소금에 절여 발효시킨 전통 식재료다. 1년 중 5~6월경 잡히는 새우는 살이 단단하고 단맛이 풍부해 새우젓 담그기에 가장 적합하다. 전통적으로는 남해안과 서해안 일대에서 많이 생산됐으며, 지금도 강진, 해남, 신안 등지의 새우젓이 높은 품질을 자랑한다.

발효 기간은 보통 수개월 이상 걸리며, 숙성될수록 맛이 부드럽고 깊어진다. 이 때문에 숙성도가 높은 새우젓은 그 자체로도 훌륭한 조미료로 쓰인다. 특히 찌개처럼 국물이 많은 요리에서는 단시간 내에 깊은 맛을 내기 어려운데, 이때 새우젓이 빠른 시간 안에 감칠맛과 향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한다.

찌개에 새우젓을 넣는 타이밍은?

새우젓 자료사진 / Stock for you-shutterstockcom
새우젓 자료사진 / Stock for you-shutterstockcom

찌개에 새우젓을 넣을 때는 조리의 마무리 단계, 또는 간을 보기 직전이 가장 좋다. 육수나 재료에서 기본적인 맛이 우러난 뒤 새우젓을 넣어야 짠맛이 도드라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또한, 끓는 찌개에 바로 넣기보다는 한 번 체에 걸러 국물만 넣으면 부드러운 맛을 유지할 수 있다. 다만 김치찌개, 된장찌개 등 맛이 강한 요리에는 새우젓을 그대로 넣어도 문제없다.

고기류가 들어가는 찌개에는 특히 잘 어울린다. 돼지고기 김치찌개나 감자탕, 순두부찌개처럼 잡내를 잡아야 하는 요리에 새우젓을 넣으면 잡내 제거는 물론 고기의 육향과 잘 어우러져 입맛을 돋운다. 반면 맑은 국물 베이스의 된장찌개에는 소량만 넣어 감칠맛만 살리는 식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새우젓은 천연 조미료

새우젓은 그 자체로 단백질과 무기질, 칼슘, 마그네슘, 나트륨 등을 함유한 영양식품이기도 하다. 특히 발효 과정에서 유익균이 생성되며, 장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도 있다. 장류나 젓갈류에서 발견되는 유산균과 효소가 새우젓에서도 검출되며, 이는 위와 장에서 소화를 돕고 면역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물론 나트륨 함량이 높기 때문에 과다 섭취는 피해야 하지만, 소량을 요리에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간과 풍미를 낼 수 있다. ‘조미료 없이 요리하기’를 실천하고자 하는 가정에서 새우젓은 훌륭한 대안이 된다.

시판 새우젓, 이렇게 고르자

마트나 시장에서 새우젓을 고를 때는 몇 가지 기준이 있다. 먼저 색깔은 연분홍빛을 띠며 너무 검거나 짙은 색은 피하는 것이 좋다. 냄새는 새우 특유의 향이 나야 하며, 지나치게 톡 쏘는 냄새는 발효가 과하거나 변질된 것이다. 또한 새우의 형태가 잘 살아 있고, 국물이 탁하지 않으며 살짝 젤리 같은 점성이 있는 제품이 품질이 좋다고 평가된다.

새우젓 자료사진 / mnimage-shutterstock.com
새우젓 자료사진 / mnimage-shutterstock.com

보관은 냉장보관이 원칙이며, 장기 보관할 경우에는 소분해 냉동 보관하는 것도 방법이다. 한 번 꺼낸 새우젓을 다시 넣는 것은 피하고, 소량을 덜어서 사용하는 위생 관리도 중요하다.

돼지국밥과 새우젓, 오랜 궁합

부산, 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한 돼지국밥은 대표적인 새우젓 간 맞춤 음식이다. 돼지 뼈와 살코기를 푹 고아낸 국물은 깊지만 자칫 느끼해질 수 있다. 이때 새우젓을 한 숟가락 넣으면 기름기를 잡아주고 잡내를 없애는 동시에 감칠맛을 더해 국물의 밸런스를 맞춰준다.

특히 돼지국밥은 개인 취향에 따라 간을 맞추는 음식으로 유명하다. 처음부터 간을 세게 하지 않고, 테이블에서 소금, 다대기, 부추무침, 새우젓 등을 손님이 직접 넣어 먹도록 한다. 이 중 새우젓은 짜기만 한 소금이나 조미료와 달리 국물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면서도 은근한 감칠맛을 낸다. 국밥의 무게감 있는 맛에 발효된 해산물의 깊이가 더해지면서 더 고급스러운 풍미를 느낄 수 있게 된다.

국밥 자료사진 / Hyung min Choi-shutterstock.com
국밥 자료사진 / Hyung min Choi-shutterstock.com

돼지국밥뿐 아니라 순대국밥, 내장탕, 설렁탕처럼 돼지고기나 사골이 베이스가 되는 국물 요리에도 새우젓은 잘 어울린다. 고기 특유의 비릿함을 잡아주고, 국물의 무게를 잡아주면서도 한결 더 깊고 복합적인 맛을 만들어 준다.

순두부찌개, 은은한 감칠맛을 더하는 새우젓

고춧기름에 마늘을 볶고, 순두부를 넣고 끓이다 보면 어느 순간 간을 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소금이나 국간장을 쓰기도 하지만, 한식 고수들은 여기서 새우젓 한 숟갈을 집어넣는다.

순두부는 그 자체로 부드럽고 고소한 재료이지만, 양념이 과하면 순두부 본연의 풍미가 죽기 쉽다. 새우젓은 그 점에서 탁월하다. 짠맛과 감칠맛을 동시에 내면서도 자극이 덜하고, 부드러운 순두부와 잘 어우러진다. 고기나 해산물이 들어간 순두부찌개에 넣으면 재료에서 우러난 국물 맛을 더 잘 받쳐주는 역할도 한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된 네컷만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된 네컷만화

특히 조미료 없이 요리를 하려는 가정에서는 순두부찌개에 새우젓을 활용하는 것이 매우 유용하다. 조미료를 넣지 않아도 깊고 진한 국물 맛이 나기 때문에 아이 있는 가정에서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생활 속 작은 변화, 전통 식재료의 재발견

현대인의 식탁에서는 점점 ‘자연스러움’이 중요해지고 있다. 첨가물을 줄이고, 조리 과정을 단순하게 하면서도 깊은 맛을 내기 위한 고민이 늘고 있다. 새우젓은 오랜 세월 한국 식문화 속에서 사랑받아온 ‘전통 조미료’로, 지금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간 맞출 일이 있다면 오늘 저녁 찌개에는 조미료 대신 새우젓 한 숟가락을 넣어보자.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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