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시간의 사투' 끝내 비극으로~광주시, '시민의 눈높이'로 참사 원인 파헤친다
2025-12-15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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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붕괴 현장, 4명 전원 사망 확인~市, "법의 잣대 넘어선 철저한 진상규명, 잘못된 관행 뿌리 뽑겠다"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결국 기적은 없었다.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48시간의 필사적인 구조작업에도 불구하고, 광주대표도서관 신축 공사 현장 붕괴 사고의 실종자 4명 전원이 끝내 차가운 주검으로 돌아왔다.
광주광역시(시장 강기정)는 희생자 수습이 모두 완료됨에 따라, 이제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제2의 싸움'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13일, 광주광역시 재난안전대책본부는 마지막 희생자 수습이 완료된 직후 공식 브리핑을 열고, "실종자 구조를 위해 온 힘을 쏟았지만, 안타깝게도 네 분 모두 유명을 달리했다"며 구조 작업의 비극적인 종료를 알렸다.
#'법의 잣대' 아닌 '시민의 눈높이'로
시는 이번 참사의 원인 규명에 있어, 단순한 법규 위반 여부를 따지는 수준을 넘어서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밝혔다. 행정부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TF를 즉각 가동하고, 이번 공사의 발주-설계-시공-감리 전 과정에서 안전을 위협하는 구조적인 문제나 잘못된 관행은 없었는지, '법의 잣대'가 아닌 '시민의 눈높이'에서 샅샅이 파헤치겠다는 것이다. 이는 이번 사고를 단순한 안전사고가 아닌,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과 부실 관행이 빚어낸 '사회적 재난'으로 규정하고, 근본적인 원인을 뿌리 뽑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공공 넘어 민간까지…'안전 무관용' 원칙 적용
후속 조치 역시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진행된다. 광주시는 사고 직후 착수한 시 발주 주요 건설 현장 51개소에 대한 긴급 안전 점검을 시작으로, 지역 내 모든 민간 대형 건설 현장까지 점검을 확대해 안전 사각지대를 없애겠다고 밝혔다. 이번 참사를 계기로, 광주 지역 건설 현장 전반에 걸쳐 '안전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아버지이자 남편'…희생자 추모, 유가족 지원 총력
시는 브리핑에서 희생자들에 대한 깊은 애도를 표하며, 그들이 평범한 우리 이웃이자 소중한 가장이었음을 강조했다. "어머니를 여읜 슬픔을 견디던 아들이었고, 고령에도 현장을 호령하던 베테랑이었으며, 좋은 아버지이자 남편이었다"는 대목에서는 현장이 숙연해지기도 했다. 시는 시공사, 유가족과 긴밀히 협의해 장례 절차부터 법률 자문, 긴급 생활 안정, 심리 치료까지 아우르는 종합적인 지원책을 마련해, 유가족들이 온전히 슬픔을 감당하고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끝까지 돕겠다고 약속했다.
48시간 동안 현장을 지킨 소방대원과 경찰, 관계 부처,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를 전한 광주시는, 이제 참혹한 사고 현장을 수습하고, 철저한 원인 규명을 통해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 무거운 책임을 안게 됐다. 시민들의 눈과 귀가, 이제 광주시의 '약속 이행' 과정에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