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포드, '각자 살림' 차린 결정적 이유… 알고 보니 '이것' 때문
2025-12-15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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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배터리 기업의 전략적 재편
SK온과 포드가 미국 내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의 운영 체제를 대대적으로 개편한다. 기존의 공동 소유 방식에서 벗어나 공장을 각각 나눠서 운영하는 각자 운영 체제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급변하는 전기차 시장에서 의사 결정 속도를 높이고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양사는 11일, 합작법인 산하의 생산 시설을 독립적으로 소유하고 운영하기로 상호 합의했다. 각자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공장을 나눠 맡기로 한 것이다.
구체적인 내용을 들여다보면 명확한 역할 분담이 눈에 띈다. SK온은 테네시주에 위치한 공장을 단독으로 운영하게 된다. 반면 포드는 자회사를 통해 켄터키주에 있는 공장을 맡아 운영할 예정이다. 독립된 형태지만 협력은 이어가는 형태로 바뀌는 셈이다.
이번 결정의 핵심 배경은 선택과 집중이다. 시장 상황은 시시각각 변하고 있고 고객의 요구 사항도 까다로워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덩치가 큰 합작법인 체제보다는, 각사가 직접 공장을 운영하는 것이 생산성을 높이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대응 속도를 끌어올려 내실을 다지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물론 공장을 따로 운영한다고 해서 두 회사의 관계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SK온은 합작법인 체제가 종결된 이후에도 포드와의 전략적 협력 관계는 굳건히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SK온이 운영하게 될 테네시 공장은 포드의 전동화 차량 및 부품 생산 단지인 블루오벌 시티 내부에 자리 잡고 있다. 배터리를 만들어서 바로 옆 포드 공장으로 보낼 수 있는 최적의 입지인 만큼, 물류와 공급 측면에서의 협력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번 합의에 따른 후속 절차는 2026년 1분기 말쯤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관계 당국의 승인 절차 등이 남아있지만, 큰 틀에서의 합의는 끝난 상태다. SK온 측은 이번 합의가 자산과 생산 규모를 효율적으로 재편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SK온 관계자는 테네시 공장의 규모가 45GWh(기가와트시)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곳에서 포드를 비롯한 다양한 고객사의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하는 것은 물론,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 공급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