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대신 총대 멘 민주당 "이학재 인천공항사장, 자리 내려놔라"

2025-12-15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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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서 임명된 국힘 3선 의원 출신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 뉴스1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 뉴스1

최근 생중계된 대통령 업무보고 현장에서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질타받은 후 소셜미디어(SNS)에 반박성 입장을 냈던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게 여권발(發) 퇴진 요구가 나왔다. 이 사장은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국민의힘 3선 국회의원 출신이다. 임기가 보장된 공공기관장을 대통령실이 직접 끌어내리는 건 정치적 부담이 따르므로, 여당이 대신 총대를 멘 모양새다.

김지호 민주당 대변인은 15일 "대통령의 업무 지시에 따를 의지도 없고, 공공기관장으로서 책임 있게 조직을 운영할 뜻도 없다면 자리를 내려놓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고 이 사장을 몰아세웠다.

김 대변인은 "이재명 대통령의 업무 지시는 개인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국민 안전과 행정 책임을 강화하라는 공적 요구"라며 "이를 이해하지 못한 채 여론전으로 대응하는 것은 공공기관 운영을 사적으로 처리하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12일 열린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 업무 보고에서 이 대통령은 불법 외화 유출 방지 대책에 대해 이 사장에 물어봤지만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못하자 격노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수만 달러를 100달러짜리로 책갈피처럼 (책에) 끼워서 (해외로) 나가면 안 걸린다는 데 실제 그러냐"고 질문했고, 이 사장이 제대로 답변을 못 하자 "참 말이 기십니다”, “지금 다른 데 가서 노시냐”, “써준 것만 읽는다” 등의 말로 질책했다.

그러자 이 사장은 이틀 뒤인 14일 페이스북에 "힐난을 당했다"며 업무 보고 과정에서 범죄 수법이 공개됐다고 강한 유감을 표했다.

그는 "대통령이 해법으로 제시한 100% 수하물 개장 검색을 시행할 경우 공항 운영이 마비될 것"이라며 "당시 당황해서 답변하지 못했지만, 불법 외화 반출 단속은 기본적으로 ‘세관’의 업무”라고 반박했다.

이에 민주당은 "대통령실 업무 보고 자리에서 대통령이 직접 질의하고 지시한 사안에 대해 당시에는 명확한 설명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던 공공기관장이 사후에 SNS를 통해 대통령의 공적 업무 지시를 공격하고 반박하는 모습이 과연 공공기관 사장으로서 적절한 태도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업무 보고 과정에서 대응이 미흡했다면 이후에라도 사실관계를 점검하고 보완 대책과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정상적인 공직자의 자세”라며 “그러나 이학재 사장은 개선책 제시는커녕 대통령의 문제 제기 자체를 문제 삼으며 책임을 외부로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공공기관장은 말로 변명할 자리가 아니라 행동으로 책임을 증명해야 할 자리”라며 “지금이라도 이학재 사장은 자신의 언행이 공공기관의 신뢰를 훼손했는지 깊이 성찰하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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