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나도? 7만 5천명이나 안 찾아갔다… 잊혀진 '비상금' 찾는 법
2025-12-15 17:35
add remove print link
1,309억 원의 미스터리, 당신의 퇴직연금은 어디에
금융감독원과 고용노동부, 그리고 금융권이 손을 잡고 주인을 잃은 퇴직연금 찾아주기에 나섰다. 2025년 9월 말 기준으로 금융회사에 쌓여 있는 미청구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무려 1,309억 원에 달한다. 이 돈의 주인은 약 7만 5천 명으로 추산된다. 단순 계산으로도 1인당 평균 174만 원 정도의 목돈이 잠자고 있는 셈이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라 퇴직연금은 회사가 아닌 금융회사(퇴직연금사업자)가 보관한다. 회사가 도산해도 연금은 안전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근로자가 퇴직연금 가입 사실 자체를 모르거나, 직접 금융회사에 지급을 신청할 수 있다는 방법을 몰라 돈을 묵혀두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안타까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미청구 퇴직연금 찾아주기 캠페인을 연말까지 대대적으로 진행한다. 이번 캠페인의 핵심은 정확한 배달이다. 그동안 금융회사가 우편물을 보내도 이사를 했거나 주소가 부정확해 반송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는 행정안전부의 협조를 얻어 근로자의 최신 주소지를 확보해 등기 우편을 보낸다. 예전 집에 살지 않아 안내장을 못 받던 일은 이제 줄어들 것이다.
획기적인 변화는 스마트폰 알림이다. 카카오톡 같은 모바일 메신저로 내 손안에 직접 안내장이 도착한다. 기존에는 해당 은행 앱을 깔지 않았거나 거래가 없으면 안내를 받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에 도입된 모바일 전자고지 서비스는 금융회사 이용 여부와 상관없이 내 명의의 휴대폰으로 직접 알림을 쏴준다. 폐업한 회사 근로자라면 무심코 지나쳤던 카톡 알림도 다시 한번 꼼꼼히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내가 받을 돈이 있는지 당장 확인하고 싶다면 방법은 간단하다. 금융결제원에서 운영하는 어카운트인포(Account Info) 홈페이지나 앱을 켜면 된다. 여기서 미청구 퇴직연금 조회 메뉴를 클릭하면 내 앞으로 적립된 금액이 얼마인지, 어느 금융회사가 보관하고 있는지 한눈에 뜬다.
돈이 있다는 걸 확인했다면 찾는 과정도 예전보다 훨씬 편해졌다. 과거에는 퇴직연금을 받으려 해도 서류를 싸 들고 은행 창구를 직접 찾아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바쁜 직장인들에게는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었다. 금융감독원은 이런 불편을 없애기 위해 비대면 청구 시스템을 독려해 왔다.
미청구 연금의 97.9%가 몰려 있는 은행권은 비대면 청구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제 은행 갈 시간이 없어서 돈을 못 찾는다는 핑계는 통하지 않게 됐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은행에 잠들어 있는 돈이 1,281억 원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보험사는 약 19억 원, 증권사는 약 9억 원 수준이다. 제도 유형별로는 확정급여형(DB)이 673억 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확정기여형(DC)이 558억 원으로 그 뒤를 잇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