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강 때 환율 예측하면 추가점수 5점” 서울대 경제학부 수업 대참사

2025-12-15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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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와 조교까지 나섰지만... '역시 신의 영역' 실감

원·달러 환율 평균이 1470원을 넘어 외환위기 이후 월간 기준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가운데 15일 서울 중구 명동 거리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돼 있다. / 뉴스1
원·달러 환율 평균이 1470원을 넘어 외환위기 이후 월간 기준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가운데 15일 서울 중구 명동 거리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돼 있다. / 뉴스1

올해 2학기 서울대 경제학부 국제금융론 수업에서 교수가 학생들에게 낸 환율 예측 과제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종강 시점의 환율을 가장 정확히 예측한 학생에게 5점의 추가 점수를 주는 이 과제에서 교수를 포함한 대다수 참가자가 실제 환율과 큰 차이가 있는 예측치를 전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수업의 강의안에 따르면 학생 61명과 교수, 조교 3명이 제출한 환율 전망의 함수 추정치 평균은 1402.56원이었다. 표준편차는 30.04, 최대 전망치는 1503.72원, 최소 전망치는 1327.34원이었다. 교수는 1375원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조교들의 전망치도 이 계산에 포함됐다.

서울대 경제학부에서 국제금융론을 가르치는 교수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내부망에 직접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글. / 에펨코리아
서울대 경제학부에서 국제금융론을 가르치는 교수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내부망에 직접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글. / 에펨코리아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값은 전 거래일보다 2.7원 내린 1471.0원에 마감했다. 이는 학생들의 평균 예측치인 1402.56원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최대 전망치인 1503.72원에 가장 근접한 예측을 한 학생이 5점의 추가 점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

한 네티즌은 교수가 스스로 망신당하면서 그만큼 환율 예측이 어렵다는 걸 가르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은 1503원을 찍은 학생은 한국은행 총재를 시켜야 한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환율 예측의 난이도를 두고 여러 반응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환율 예측은 신의 영역”이라며 “교수가 저걸 맞춘다면 교수 일을 때려치우고 전 재산과 지인 돈까지 끌어모아서 투자회사를 차리지 않겠느냐”고 했다. 다른 네티즌은 “경제학 대가들로 어벤져스 팀을 만들어도 금리랑 환율은 예측 못한다”며 “이를 예측할 수 있으면 천만장자는 우습다”고 말했다.

실제 투자 경험을 언급한 네티즌들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매일 아침에 은행에서 당일 환율 전망 메일을 보내주는데 그것마저 오후에 보면 틀릴 때가 많다"며 "진짜 신의 영역"이라고 했다. 다른 네티즌은 "주식보다 모르는 게 환율이라는 말이 있다. 교수도 (자기도 예측하기 어렵다는 걸) 알긴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네티즌은 "현대 경제학 경영학의 이론적 결과는 주가는 대체로 예측하기 힘들다는 것"이라며 "매번 주가 방향을 맞추는 사람이 있으면 학문의 가르침과 정반대로 투자를 한다는 것이다. 대표적 사례로 금융위기 때 모기지 채권 부실률 폭증을 예측한 마이클 버리가 있다. 이후 '뻘소리'는 많이 했는데 뭐 하나 제대로 맞춘 적도 없었고 결국 최근에 펀드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추가 점수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5점을 추가로 주는 건 좀 오버 아닌가. 사실 운의 영역에 더 가깝다"고 했다.

다른 네티즌은 "찍어서 맞추면 5점 주는 유쾌한 문제인데 왜 다들 그렇게 진지한가"라며 "교수가 환율 예측하는 게 어렵다는 걸 모를까. 교수가 환율 예측하는 대로 돌아갔으면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를 할 게 아니라 환 트레이더를 해서 차익 거래를 해야지"라고 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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