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작곡가'와 '인간 작사가'의 협업~동신대, K-POP 제작의 미래를 실험하다
2025-12-16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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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글쓰기 넘어 '음원 제작'까지…AI 시대, '인간 고유의 감성' 가치 재확인한 혁신 교육 모델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인공지능(AI)이 작곡과 편곡을 척척 해내는 시대. '인간 창작자의 역할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동신대학교가 AI 기술을 창작의 '도구'로 활용하고, '인간 고유의 감성'을 담은 가사 쓰기에 집중하는 혁신적인 교육 프로젝트를 선보여 화제가 되고 있다. 단순한 글쓰기 교육을 넘어, 학생들을 실제 '음원'을 가진 작사가로 데뷔시키는 이 실험은, AI 시대의 창작 교육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동신대학교 학술문화정보원은 최근 재학생 1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만만한 글쓰기 교실> '작사가 데뷔 프로젝트'를 통해, 16곡의 창작 음원을 제작하고 16명의 학생 작사가를 배출했다고 밝혔다.
#'기술'은 AI에게, '이야기'는 인간에게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AI와 인간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고, 시너지를 극대화했다는 데 있다. 학생들은 먼저 전문 작사가 허준희의 지도를 통해, K-POP 작사의 기본 문법과 자신의 경험을 가사로 녹여내는 방법을 배웠다. 첨삭과 피드백을 거쳐 완성된 '인간의 이야기'가 담긴 가사는, 이후 AI 작곡 시스템(SUNO AI)을 통해 실제 음원으로 제작됐다.
학생들은 원하는 분위기와 장르를 명령하는 '프롬프트' 작성법을 배우고, AI가 제안하는 수많은 멜로디 중 자신의 가사와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을 선택해 최종 음원을 완성했다. 이는 복잡한 작곡 기술은 AI에게 맡기되, 노래의 핵심인 '감성과 스토리'는 인간이 책임지는 가장 효율적이고 창의적인 'AI-인간 협업 모델'을 학생들이 직접 경험하게 한 것이다.
#'글쓰기'가 '음악'이 되는 마법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막연했던 '글쓰기'가 구체적인 '창작물'이 되는 마법 같은 경험을 했다. 한의학과 김해리 학생은 "AI를 통해 음원을 만들었지만, 그 과정에서 오히려 '가사는 기술이 아닌, 사람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는 작사가님의 말씀이 더 깊이 와닿았다"고 말했다. 그는 "글쓰기가 즐거워지고, 내가 어떤 이야기를 가진 사람인지 돌아보는 소중한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단순 교육을 넘어 '성과 확산'까지
동신대는 이번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단순한 과제로 끝내지 않았다. '청춘', '별비' 등 16개의 창작 음원은 대학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됐고, 도서관에는 가사 전시회와 음원 감상존까지 마련해 학내 구성원 전체가 성과를 공유하는 축제의 장을 열었다. 온라인 투표를 통해 인기작을 시상하는 등, 학생들의 창작 의욕을 고취하는 세심한 기획도 돋보였다.
허용무 학술문화정보원장은 "자기 생각을 글로 표현하고, 그것이 음악이 되는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내면의 힘을 키우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란다"며, "AI 시대일수록, 인간 고유의 감성과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는 만큼, 앞으로도 이와 같은 혁신적인 융합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